매일신문

윈도 XP '기대반-걱정반'

마이크로 소프트(MS)의 새로운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XP가 오는 26일 전세계 유통망을 통해 배포된다.

윈도XP는 기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와 함께 독점의 횡포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인터넷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윈도XP의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출시를 앞둔 윈도XP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경험'이라는 뜻을 가진 윈도XP(eXPerience)는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고 구입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윈도XP의 새로운 기능=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 제품은 윈도98→윈도ME로 이어지는 개인용과 윈도NT→윈도2000으로 이어지는 기업용으로 나눠져 있었다. 윈도XP는 윈도ME와 윈도2000을 하나로 통합한 첫번째 버전이다. 윈도XP의 가장 큰 변화는 종전 윈도 버전과 달리 각종 프로그램과 인터넷 서비스들을 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윈도XP에 설치된 윈도미디어플레이어(WMP)는 영상-그림-소리 파일을 열어보고 편집할 수 있다. 또 DVD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을 경우 DVD도 감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멀리서도 PC를 제어할 수 있는 원격제어기능과 일반.이동전화와 통화할 수 있는 인터넷폰 기능도 제공한다.

불법 사용자를 막기 위해 부가한 '온라인 인증(online passport)' 절차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윈도XP로 부팅한 후 30일 이내에 온라인 또는 전화를 통해 활성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1대 이상의 PC나 이후 추가 구입하는 PC에는 XP를 사용할 수 없다. 특히 하드 드라이브를 교체하거나 포맷할 때마다 진품 구입자라는 인증을 받도록해 사용자들의 불만을 살 것으로 보인다.▧필요한 PC사양과 가격=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기본 PC사양으로 233㎒급 펜티엄Ⅲ 중앙처리장치(CPU)에 64MB 용량의 기본 메모리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800㎒급 이상의 펜티엄Ⅲ 프로세서와 256MB의 기본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는 윈도XP 가정용 버전인 '홈 에디션'의 가격을 당초 36만6천원으로 정해놓고 예약 구입시에만 26만9천500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윈도XP 가격에 대한 거품론이 일자 뒤늦게 '홈에디션'의 예상 소비자 가격을 27만원(부가세 별도)으로 내렸다. 업그레이드용은 14만원대, 업무용 제품인 '프로페셔널'은 41만원대로 책정됐다.

▧구입 시기=전문가들은 일반인의 경우 지금 사용하고 있는 PC 운영체제가 불편하지 않다면 굳이 윈도XP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값이 비싼데다 아직까지 안정성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전 운영체계(OS)에서 잘 돌아가던 소프트웨어가 윈도XP를 설치한 뒤 실행이 불가능한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윈도XP 베타버전을 사용해본 프로그래머 이정재(28)씨는 "베타버전을 사용해 본 결과 윈도XP가 윈도2000보다 오히려 안정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며 "윈도95나 윈도98에서도 기존 업무용 프로그램을 충분히 가동할 수 있으므로 윈도XP 구입은 시간을 갖고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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