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응룡 감독은 한국시리즈 2차전 후 "선수들은 잘 했는데 감독이 제대로 못했다"며 애써 여유를 부렸다. 그러나 홈 2연승으로 2001 한국시리즈 우승을 굳히려던 삼성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져 잠실경기에서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삼성의 문제는
◇마운드의 난조=뚜껑을 열고 보니 삼성 마운드는 의외로 허약했다. 갈베스, 임창용이 3승은 올려 주어야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는 삼성은 이들의 구위가 뚝 떨어져 다소 당황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1승도 거두지 못하고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갈베스는 체력부담으로 60개 이상 던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중간 김현욱과 마무리 김진웅도 1,2차전에서 타자를 압도하는 볼은 온데간데 없고 두산 타자들의 자신감만 키워주었다. 마운드가 바로 서지 않고서는 3차전에서도 두산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김감독은 "코치들과 상의해서 3차전 선발은 물론 투수기용을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볼배합=두산 김인식 감독은 경기후 "삼성 투수들의 볼배합이 시즌 중과 꼭 같은 패턴이어서 두산 타자들이 노려쳤다"고 말했다. 삼성투수들이 승부처에서 상대 타자와의 수읽기에서 밀리며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따라서 삼성은 두산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투구패턴과 약점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다.
◇상대에 대한 연구 부족=김응룡 감독은 야간경기 적응에 실패한 것을 2차전 패인으로 분석했다. 삼성타자들이 20여일만의 야간경기여서 볼에 방망이가 많이 나갔다는 것. 원정인 잠실 3,4,5차전도 야간경기여서 '밤의 야구'에 대한 삼성의 적응이 과제로 떠올랐다.
1차전에서 두산 정수근은 5회 삼성 전병호에게 보내기번트에 실패한 후 투스트라이크에서 3루타를 쳤다. 김인식 감독은 쓰리번트를 하지 않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전진수비를 했고 볼배합도 안이했다.
▨그러나 해법은 있다.
◇구자운 공략법=두산의 보루 구자운을 공략하지 못하고는 삼성이 정상에 오를 수 없다. 구자운은 부상으로 시즌 막판에 합류했다. 따라서 체력소모가 많도록 초반에 많이 던지게 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종속이 좋은 구자운의 공을 쳐내기 위해서는 배트스피드를 더 빠르게 해야 한다. 그리고 구자운의 공이 생각보다 빨라서 스트라이크존을 낮게 잡아가면 볼에 손이 나가지 않고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경기초·중반에 승부를 결정지어라=1, 2차전을 통해 본 양팀 마운드의 중간, 마무리는 두산의 미세한 우위였다. 1,2차전 모두 중·후반에 승부가 갈렸다. 아직 삼성 중간, 마무리투수들의 구위가 본궤도에 오르지 않아 전력차를 논하기 이르지만 삼성이 이기기 위해서는 초·중반에 두산 마운드를 두들겨 승부를 결정짓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기는 여유있게=위기상황에 몰린 투수는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1,2차전 모두 양팀 투수들은 위기에서 실투를 했다. 1차전에서 삼성 전병호, 두산 이경필, 2차전에서 배영수, 김진웅이 실투로 얻으맞으면서 경기흐름이 뒤바뀌었다. 타자들은 서두르지 말고 노려치는 느긋함이 필요하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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