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1월 2,3일 베르디 축제

베르디 서거 100주년을 맞아 영남오페라단(예술감독 김귀자)과 대구시립오페라단(예술감독 김완준)이 베르디 오페라를 가을 무대에 올리며 '베르디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시립오페라단과 민간오페라단이 공동기획으로 마련한 베르디 페스티벌은 민간과 시립오페라단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지역 오페라 인구 저변확대와 오페라 발전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오페라단은 11월 2, 3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에서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를 대구지역에서 초연한다. 16일 오후 4시 구 미문화원 자리에 마련된 종합예술공간 스페이스 콩코드에서는 오텔로 출연진들이 연출가, 지휘자의 지도 아래 한장면, 한장면씩 꼼꼼하게 연습하고 있었다. 손짓 하나까지 신경쓰는 분위기 속에서 베르디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진지한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오텔로'는 지난 84년 창단 된 후 '박쥐', '카르멘', 정일남의 창작 오페라 '녹두장군' 등 대작 오페라 공연을 많이 해온 영남오페라단의 20번째 정기공연작. 세익스피어 희곡 '오텔로'를 베르디가 오페라로 각색, 1887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했다. 베르디의 말년 작품으로 이탈리아 오페라 가운데 가장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는 대작이다.

15세기 말 키프로스섬을 배경으로 베네치아 공화국 장교 오텔로가 질투에 눈이 멀어 아내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괴로워하는 인간의 원형적 결함이 잘 표현된 작품으로 선과 악의 대립이 선명나게 드러난다. 유명 아리아로는 데스데모나가 부르는 '버들의 노래', '아베 마리아' 등이 있다. 공연시간 2시간, 4막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이탈리아어로 진행되며 한글자막이 제공된다.

영남오페라단은 음악적 깊이를 잘 살리기 위해 오텔로가 초연되었던 라 스칼라 극장에서 20년간 오페라 주역 가수로 활동했던 오페라 전문연출가 리노 뿔리시 삐띨리아노시립아카데미학장에게 연출을 맡겼으며 지휘는 폴란드 국립교향악단 지휘자 시몬 까발라가 담당한다. 오텔로역은 테너 박치원, 손정희, 데스데모나역은 소프라노 이명자, 이수경, 이야고역은 바리톤 문학봉, 노운병이 맡아 열연하며 대구스트링스 오케스트라, 영남오페라단 합창단 등 200여명이 출연한다.

한편 전업 오페라 가수로 활동중인 박치원씨는 힘 있고 선 굵은 목소리로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틱 테너 중 한사람으로 꼽히는 성악가로 국내 초연되는 오텔로 공연에 자진 참여의사를 밝힐 정도로 큰 관심과 열의를 보이고 있다. 오페라 '안중근', '이순신'을 비롯, '오텔로' 등 많은 오페라 주역 가수를 맡아 이탈리아, 러시아 등 국내외 무대에서 열연했다. 문의 053)473-3059.

오는 11월 1~3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을 앞둔 대구시립오페라단도 출연진들이 연습에 몰두 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연습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출연진들의 자세에서 엄숙함과 비장한 기분마저 느껴진다.

특히 10여년간 대구시립오페라단을 이끌며 지역 오페라 수준을 한 차원 높인 김완준 예술감독이 한국예총 대구지회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고별 오페라 공연이 될 것으로 보여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베르디 서거 100주년 기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했던 대구시립오페라단의 하반기 공연작 '리골레토'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희곡 '환락의 왕'을 베르디가 오페라로 만들어 1851년 베네치아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한 작품.

16세기 이탈리아 도시 만토바를 배경으로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과 공작의 어릿광대 리골레토, 공작을 사랑하는 리골레토의 딸 질다를 중심으로 펼쳐치는 비극이다. 사랑과 증오, 배신, 암투 등 베르디 오페라의 특성인 서정적 비장미가 잘 나타나 '라 트라비아타', '일 트로바트레'와 함께 베르디 3대 인기 오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여자의 마음'과 4중창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등 주옥 같은 아리아가 돋보인다.

대구시립오페라단은 리골레토 6번을 비롯, 오페라 58편을 연출한 이탈리아 출신 프란체스코 에스포지토를 연출가로 초빙했으며 카를로 도나디오 로마국립오페라단 부지휘자에게 지휘를 맡겼다. 공연시간 1시간50분, 3막으로 구성되어 있는 리골레토 공연을 이탈리아어로 진행하며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글 및 영어자막을 제공한다. 대구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합창단, 대구시립무용단, 대구시립극단 단원 등 200여명이 출연, 대규모 무대를 연출한다. 만토바 공작에는 테너 김태만, 여정운, 김태근, 리골레토에는 바리톤 목성상, 이인철, 조정래, 질다에는 소프라노 성정화, 구은희, 김영숙이 캐스팅 되었다. 문의 053)606-6321.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대구시민에게 좋은 오페라를 보여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과 함께 부담감도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선보이고 창조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구 초연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 공연을 앞두고 있는 영남오페라단 예술감독 김귀자 경북대 예술대학장은 최선을 다해 멋진 무대를 연출하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

"아이다 만큼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이다 못지 않은 대작이어서 지난해부터 연출자를 섭외하는 등 베르디 서거 100주년 기념작으로 오텔로 공연을 준비 해왔습니다" 김 감독은 초연이어서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출연진들이 노력으로 좋은 공연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또 "지역 음악인 화합과 시민들에게 다양한 베르디 오페라를 선사하기 위해 대구시립오페라단과 공동기획으로 베르디 페스티벌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세익스피어 문학과 오페라의 만남은 시민들에게 좋은 가을 추억을 제공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품성이 뛰어난 오페라를 공연, 지역 오페라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함께 김 감독은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표를 구입해서 공연을 보는 문화가 하루 빨리 확산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 초대권 없애는 운동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