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생활이 어려운 가구가 늘자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어려운 세대 후원회'를 만들어 10년째 함께 살기의 기둥이 되고 있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꽃핀 곳은 경주 양남면. 한기수(72.하서2리.회장)씨 등이 앞장 서 후원회를 만든 것은 1992년이었다. 처음엔 몇몇 독지가들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회원이 46명으로 늘었고, 구성원들의 나이 층도 어언 50~70대 중심으로 바뀌었다.
각자 주머니를 털어 운영하는 이 후원회가 첫해 선택했던 일은 명절 때 가까이 사는 불우 이웃을 찾는 것. 그러나 지금은 면 전역으로 확대됐고, 올해는 그런 일에 700여만원 어치의 생활용품들을 보낸데 이어, 지난 추석엔 별도로 돈을 모아 어려운 35가구에 각 15만원씩의 현금과 쌀 1포(20㎏)씩을 전했다.
힘든 사람들은 이들의 마음 씀씀이에 고마워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여든을 넘긴 노승조(81.읍천2리) 할아버지는 "쓸쓸한 몸을 언제나 잊지 않고 찾아 달래주는 고마운 분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하분악(85.나아리) 할머니는 "일찍 홀몸이 돼 외롭기 짝이 없는 늙은이에게까지 자주 들러 쌀도 주고 용돈까지 주니 너무 고맙다"며 목이 메어 했다. 지체장애인 이쌍근(47)씨는 "한번 들러보고 마는 것도 아니고 수시로 찾아 용기까지 주니 생활에 도움은 물론이고 삶에의 의욕이 높아진다"고 했다.
회원 박시환(57.하서4리)씨는 "회원 모두가 앞다퉈 봉사에 나서고 있어 매년 이웃 돕기에 지출되는 돈이 1천200여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최병호 면장은 "이 '어려운 세대 후원회'야 말로 각박한 세상에 인정이 넘치게 하는 씨앗이 되고 있다"고 고마워 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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