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문화', '청년 하위문화'의 상징이었던 '펑크패션'이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신세대들의 유행을 감지할 수 있는 대구 중구의 이른바 로데오거리와 동성로. 빨간색이나 파란색, 아니면 푸른 빛이 도는 검정색으로 염색한 머리. 입술, 눈썹, 코에 한 피어싱, 원색의 히피치마나 탈색한 청바지. 옷차림과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벨트나 액세서리를 한 펑크족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새까맣게 염색한 머리에다 짧은 스커트, 군화차림의 유연희(23·여·대학생)씨."펑크요? 잘은 모르지만 불안한 사회체제에 반항하는 젊은이들의 의식을 반영한 것 아닌가요. 하지만 그런 사실엔 관심이 없죠. 그저 멋스럽고 내가 입고 싶은대로 입을 뿐입니다".
그들에게 펑크는 패션의 한 흐름이다. 굳이 따진다면 사회·문화 전반을 휩쓸고 있는 복고풍의 지류(支流)라고나 할까.
사실 요즘의 펑크패션은 지난 70년대를 풍미했던 펑크스타일에 비해 과격함은 누그러지면서 훨씬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여성의류브랜드 '씨'의 박난실 디자인실장은 "이번 가을에 유행하는 펑크는 간결하고 여성스러우면서도 도발적인 디자인이며, 천편일률적인 패션을 거부하는 젊은 층의 성향에 맞춰 크게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행 중인 펑크패션의 특징
△창백한 얼굴과 블랙파워=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하기도 하고 눈이나 입술을 검게 칠한다. 펑크의 대표적 헤어스타일은 '스파이크 헤어'. 즉 머리를 염색하고 닭 벼슬 모양이나 폭발하는 모습으로 헤어젤을 잔뜩 발라 머리를 하늘로 치솟게 한다.
옷의 색상도 검정색이 주류. 다소 병약한 느낌이 나게 하는 것이 포인트.
△색바랜 청바지는 필수=펑크는 고정관념을 깨는데 있다. 염색했거나 찢어진 청바지, 색바랜 청바지 등이 필수 아이템이다.
△다양한 액세서리=금속, 가죽, 나무 등 다양한 소재의 팔찌류가 대표적이다. 특히 굵고 커다란 스타일이나 얇은 링을 여러 개 겹친 것이 많다. 곳곳에 구멍이 뚫린 장식도 특징. 금속성 징을 박아 넣은 과격한 패션도 눈길을 끈다.
△정장에도 펑크 분위기=여성복의 경우 직선(일자)재단의 남성적인 정장에 풍성한 니트 등 여성스런 옷을 입거나 주름잡힌 분홍색 니트를 단순한 검은색 정장 안에 코디해 입는 것도 일종의 펑크풍. 집시풍의 커다란 액세서리로 장식하기도 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펑크문화란
1950년대 말에서 70년대 중반 사이 영국에서 시작된 일종의 청년 하위문화. 어려운 경제사정, 사회적 모순, 현실에 대한 불만 등이 빚어낸 현상이었다. 당시 영국의 청년하위문화는 펑크족과 함께 여러 형태의 '족(族)'들을 탄생시켰다. 거리에서 잦은 패싸움을 했던 '모드족'과 '테디보이', 오토바이 폭주를 즐기는 '록커족', 양성애적 성향의 '글램족', 폭력적인 '스킨헤드족' 등등.
특히 펑크족은 나치주의를 혐오하면서도 나치즘 공포에 시달렸던 기성세대에게 저항하기 위해 나치 문양의 표식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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