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금리의 경제효과

한국은행이 올들어 네차례에 걸쳐 총 1.25%에 달하는 금리를 인하했다. 그런데 최근의 저금리 정책이 설비투자 진작 등 실물경기 부양효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금이 오히려 부동산시장으로 이동, 이자소득 생활자의 소득감소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낸다.

그러나 금리인하 조치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콜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파급되기까지는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차가 필요하다. 현재는 콜금리 인하의 제1단계 파급 경로로서 장단기 금리 및 은행 여수신 금리 하락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것이 시차를 두고 소비 및 투자 활동 등 실물 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는 단기적으로 경기 하락 폭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부채비율이 2000년말 현재 211%로 미국의 164%, 일본의 174%에 비해 높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기업 금융비용부담을 완화시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저금리가 이자소득을 감소시켜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시근로자 소득에서 재산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1.9%로 그리 크지 않다. 최근 가계 금융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출금리 인하는 가계 이자 부담을 경감시켜 오히려 소비 여력을 늘리는 측면이 크다.

저금리에 따른 이자소득생활자의 소득 감소 문제는 비과세저축한도 확대 및 이자소득세 경감 등 사회정책적 측면에서 보완책이 마련되는 것이 좋다.

이런 점에 비춰 볼 때 기업 및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고 미국 테러사건에 따른 보복전쟁이 마무리 되는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저금리 기조는 기업 설비투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대구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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