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갈베스, "반격 선봉장"

「반전, 외길 승부수만 남았다」

한국시리즈 3차전을 패한 삼성은 4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시리즈 우승에의 꿈을 이어갈 수 있다. 4차전에서 반전에 성공하더라도 남은 3경기에서 2승을 더 올려야 하는 불리한 처지다. 따라서 다음 경기는 생각할 겨를 없이 벼랑끝 승부를 펼쳐야만 한다. 18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 상황은 모두 7번. 이후 3차전에서 이긴 팀은 모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93년 해태-삼성 무승부 제외). 이처럼 3차전 1승의 의미는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향방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됐다.

삼성이 3차전에서 사력을 다한 막판 추격에도 승수쌓기에는 실패했지만 잃은 만큼 얻은 것도 많다. 두산 김인식 감독이 『우리가 이겼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고 분석한데서 삼성의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다.

우선 두산이 가능한 한 아껴두려던 소방수 진필중을 7회부터 불러낸 것이 소득이다. 진필중이 아무리 한국 최고의 소방수라지만 매경기에서 승리를 지킬 수는 없는 일이다. 또 두산 마운드의 강점인 중간투수진을 모두 불러내 난타했다는 점도 4차전 전망을 밝게하는 요소다.

이와함께 삼성 타자들이 2대11로 뒤진 상황에서 뒷심을 발휘, 맹추격전을 펼친 것도 4차전에서 타격리듬을 좋게 가져갈 수 있는 요인.

한편 삼성과 두산은 4차전 선발로 1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갈베스와 빅터 콜을 다시 출장시킨다. 갈베스는 1차전에서 4이닝 동안 홈런 1개포함 5안타를 맞고 3실점했고 콜 역시 4이닝 동안 홈런 1개포함, 6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1차전 승부는 무승부. 갈베스는 『1차전 같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팀이 이기는데 밑거름이 되고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삼성의 우승길이 험난해졌다.

삼성은 24일 한국시리즈 잠실 3차전에서 두산타선의 파상공세에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잃은 대량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9대11로 패했다.

한국시리즈 1승2패. 삼성이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올려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양팀벤치가 승부수를 던진 3차전은 한국시리즈 최장시간인 4시간 36분의 혈전끝에 두산이 삼성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삼성은 승부카드로 낸 배영수가 3회를 버티지 못하면서 4실점, 경기주도권을 두산에 내주었다. 삼성은 2회 중전안타로 나간 마르티네스가 상대투수의 폭투로 선취점을 얻었으나 공수교대후 볼넷과 3연속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이어 3회에는 우즈에게 1점홈런을 맞고 기가 꺾였다.

삼성은 4회 마해영의 좌월홈런으로 2대4로 따라붙었으나 6회 노장진, 전병호, 김현욱, 라형진 등 4명의 투수가 11명의 두산타선에 몰매를 맞고 7실점, 사실상 승부가 두산쪽으로 기울었다.

2대11로 대세가 기운 7회 삼성은 11명의 타자가 나와 6점을 올리면서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으나 두산은 마무리 진필중을 투입, 삼성의 공세를 1실점으로 차단하고 승리를 따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전적

삼성 010 100 601 - 9

두산 031 007 00ⅹ- 11

△두산투수=박명환, 이혜천(5회·승), 이경필(7회), 차명주(7회), 조계현(7회), 최용호(7회), 진필중(7회·세이브) △삼성투수=배영수(패), 이용훈(3회), 노장진(3회), 전병호(6회), 김현욱(6회), 라형진(6회), 박동희(8회) △홈런=우즈(3회1점·두산), 마해영(4회1점·삼성)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의 단기전 승부는 마운드의 무게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두산이 중간투수진 중심으로 마운드를 운용한다면 삼성은 선발투수 중심으로 마운드를 운영하는 팀인데 삼성은 선발투수가 3차전까지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것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1승2패로 고전한 가장 큰 요인이다.

투수진이 무너지면 기댈곳은 공격력이다. 하지만 타격도 최소한 투수들이 대등한 경기를 가져가거나 야수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야 상대방에게 경기흐름을 뺏기지 않는다. 삼성 선발진은 동료들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는 커녕 초반에 무너져 야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점수를 내면 실점하는 상황에서는 타자들이 분위기를 타고 자신감 넘치는 스윙을 하기 힘들다. 3차전 선발 배영수가 신참이기는 하나 초반에 너무 많은 실점을 하면서 야수들에게 『오늘은 힘들겠구나』하는 소극적인 생각을 갖게 만들었던 것이다.

삼성은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무리다 싶을 정도의 공격적인 두산의 베이스러닝을 막지 못한 것이 또다른 패인. 잠실구장이 넓은 것을 감안, 수비위치를 깊게 한것이 화근이 됐다. 2회 안경현의 중전안타때 1루에 있던 김동주를 3루까지 보낸 것이나 6회 박한이가 정수근을 2루까지 보낸 것은 보이지 않는 실책이다. 타자를 감안한 수비위치 선정과 좀더 정확하고 빠른 송구를 했으면 이날 승부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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