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폭 왜 생길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과정에서 병원과 사원 등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등 오폭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역시 오폭으로 다수의 민간인이 사망할 경우 대(對)테러전 지지가 약화될 수 있고 온건한 이슬람교도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폭격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나 기계고장과 인간실수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4일 미국의 대 아프가니스탄 오폭 논란과 관련, 최첨단 폭격기들의 명중도가 크게 개선됐지만 완벽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정밀 폭격에 사용되는 레이저 광선이 구름이나 연기, 폭우 등의 자연적인 장애요소로 인해 목표물을 잘못 인식할 경우 오작동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레이저 유도미사일의 경우 오차반경은 10m에 달하고 있으며 정밀조준 무기가 아닌 일반 폭탄에 장착해 오차반경을 획기적으로 줄인 합동직접공격탄(JDAM) 역시 오차반경이 13m에 이른다. JDAM은 중력을 이용한 구형 폭탄을 목표물로 유도하기 위해 폭탄 꼬리 부분에 지구위치측정시스템(GPS)을 부착, 비행중 기상변화에도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됐지만 지상 근처에서 심한 옆바람을 만나거나 적의 고의적인 위성유도장치 교란 및 아군의 부주의한 송수신 행위로 빗나갈 수 있다.

또 목표물 지도를 숫자로 나타내는 복잡한 탄도편차 조정 과정 등에는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간의 실수로도 오폭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한 미군 요원이 목표대상 자료를 입력시키는 과정에서 두자리숫자를 바꾸어놓은 것으로 보이는 것과 같은 실수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잘못으로 아프간 수도 카불의 주택가에 2천파운드 폭탄이 투하됐고 적어도 4명이 숨졌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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