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습지 보존대책 시급

세계적 희귀종인 두루미들이 매년 찾던 서대구 낙동강습지를 외면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습지 일대에 대한 출입제한(본지 12일 31면 보도)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곳을 찾는 철새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대구시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서대구 습지, 경북 구미시 등지에서 철새 생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경북대 박희천(56.생물학과) 교수에 따르면 올 가을들어 서대구습지에서는 지난 7일 처음 3마리를 시작으로 모두 20여마리의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가 관찰됐다.

이같은 도래시기는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이른 것이다.

하지만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는 지난해 50~70마리가 하루 정도 묵고 일본 이즈미시(市) 월동지로 남하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아직 눈에 띄지않고 있다.

반면 이곳에서 40km 정도 떨어진 구미시 해평면 일대 낙동강변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흑두루미 200마리, 재두루미 50마리가 관찰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해평면 일대에서는 지난해 가을 1천400마리, 올해 봄 600마리 등 두루미 2천여마리가 3~16일 정도 머물러 새로운 흑두루미 도래지로 떠올랐다.

박 교수는 "해평면 일대는 구미시가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반면 서대구습지는 고압 송전선로가 새로 들어선데다 하루 평균 30~40명의 낚시꾼이 찾아 경계심이 많은 두루미가 쉽게 내려앉지 못하는 것 같다"며 "철새 도래시기에 한해 습지 일대의 어로행위를 금지하는 등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유병윤 실장은 "낚시꾼들이 강변에 차량까지 몰고 들어와 두루미 서식환경이 완전히 파괴될 지경에 놓였다"며 "더 이상 철새가 찾지않는다면 대구시가 이 일대에 조성할 계획인 생태공원도 의미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김차영 대구시 환경정책과장은 "금호강변 습지로 들어갈 수 있는 자동차통로를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고압 송전탑의 철새에 대한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조만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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