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쟁력이 생명-대경대학

◈김명옥 교환교수가 본 대학

귀에 익지않은 연변 사투리가 강의실에서 흘러나왔다. '경락마사지' 수업이 진행 중인 뷰티디자인과 강의실. 북한식 억양이 다분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연변대 의학원에서 일년간 교환교수로 와 있는 김명옥 교수였다. 한시간 이론수업이 끝난 뒤 실습시간. 20명 학생들이 2명씩 조를 맞춰 발마사지 실습을 하고 있었다. '하나, 둘, 셋, 넷…'. 구령에 맞춰 학생들은 발에 있는 경락을 찾아 누르고 문질렀다. 각 경락이 신체 어떤 부위와 연결돼 있는지, 지압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김 교수는 반복해 강의했다.

김 교수는 연변대 의학원에서 중의 방제학 교수로 재직했고, 한방병원 내과주치의로 8년간 근무했다. 소학교 5학년인 딸 하영이를 언니 집에 맡겨두고 남편(김천 모전자회사에서 기업관리업무를 맡고 있다)과 함께 한국에 건너온 지 5개월 남짓.대경대학에 오게 된 이유를 물었다. "연변대와 자매결연한 학교로 연변에선 상당한 지명도가 있습니다. 또 제 전공인 경락과 침혈을 응용해 한국 학생들에게 새 지식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현재 뷰티디자인과와 경호스포츠산업계열에서 향기요법.경락마사지.자연건강요법을 강의하는데, 시간가는 줄 모를 만큼 바쁩니다".학생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했다. 수업이 '빡빡하다'고 표현했다. "적당히 수업도 빼먹고, 졸리면 엎드려 자기도 하고,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도 보내고… 왜 그런거 있잖아요? 수업시간 떼우고 대충 시험치고. 근데 그게 안돼요. 2시간 내내 책상에 앉아 수업만 들으면 어쩔 수 없이 졸립잖아요? 하지만 책상에 엉덩이 붙일 새도 없이 내내 실습을 해야 하니까 졸 수가 없죠. 다른 강의도 비슷해요". 강의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가 싶었더니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수업이 재미있단다. 그래도 종종 강의에 빠지지 않느냐고 넌지시 묻자 "사유서를 적어내야 해요. 강의 빼먹으면 학점이 안나오거든요"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김 교수가 한마디 거들었다. "배우려는 열의가 대단합니다. 이론과 실습이 절묘하게 섞여있어서 학생들도 흥미를 잃지않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연변대 학생들은 이론 공부에는 아주 열심인데 비해 기업체가 요구하는 실습이 많이 뒤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런데 여기 학생들은 이론과 실습을 병행해 배우기 때문에 당장 취직을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자랑만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도 손사래를 쳤다.

"제가 가르치는 경락마사지를 바로 옆 실습실에서 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이런 시설은 저도 부러울 정도입니다. 더 부러운 것은 학생들의 개성과 창조적인 생각입니다. 수업시간 중 종종 던지는 질문에 제가 당황스러울 정도입니다".

김 교수는 내년 1학기까지 강의한 뒤 연변대로 돌아간다. 기회가 닿는다면 새로운 분야를 가르치기 위해 꼭 다시 오고 싶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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