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지수경군의 학교생활
학생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주는 교수, 교수의 역량을 믿고 최선을 다해 따르는 학생.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대학 교육이 아닐까? 올해 갓 청소년 딱지를 뗀 지수경군은 이런 교육을 경험한 행운아다. 물론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행운이었다.전공강의도 제대로 듣기 전인 지난 여름방학부터 지군은 올해 대학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모바일 시스템'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무선인터넷기술센터를 설립, '모바일 시스템'을 추진하는 장성석 교수(뉴미디어통신전공)의 눈에 띄어 발탁된 것. 이 서비스는 휴대폰 무선인터넷을 대학 홈페이지와 연동시켜 성적조회·강의시간표 및 게시물 검색을 가능케 한 것이다.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다음달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지군은 특차전형을 통해 올해 대학에 들어왔다. 자격증과 화려한 수상경력이 대학 문을 활짝 열어줬다. 작년 영진전문대 주최 홈페이지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경북도교육청 주최 학생홈페이지 경진대회 금상, 내셔널트러스트 주최 홈페이지 경연대회 은상, 안동시 정보올림피아드 프로그램 분야 은상 등등. 이밖에 정보처리 기능사, 정보기기운용 기능사, 워드 2급 자격증도 갖고 있다. 작년 대회 참가차 영진전문대에 왔다가 웹마스터과정이 있는 것을 알고 주저없이 대학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현명했다고 지금도 판단하고 있다.
"서울지역 대학도 몇 군데 견학한 적이 있습니다. 유명한 4년제 대학도 가봤지만 전산시설만큼은 우리 대학보다 형편 없더군요. 대학 오픈룸(도서관 1층에 자리잡은 학생용 정보검색실)의 경우 최신 사양 컴퓨터가 수십대 갖춰져 있습니다. 그래픽이든 3차원 디자인이든 원하는 어떤 분야도 공부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교내 컴퓨터가 4천대이니 학생 2명당 1대 꼴이죠. 수백만원을 웃도는 고가 프로그램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분야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셈이죠".
대학 홍보맨이라도 된 것일까? 학내 전산시설에 대해 묻자 지군은 기다렸다는 듯 학교 자랑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수업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강의시간이 많은데다 단순 암기로는 아예 시험칠 엄두도 못낸다며 엄살을 떤다. 그러면서도 교수님들이 열성적으로 강의하는 것을 보면 '땡땡이' 칠 생각이 안든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지난 여름 하루 4~5시간 무선인터넷에 들어갈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에 매달렸던 지군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뛰고 있다. 고3때부터 시작한 웹디자인 관련 아르바이트 경력이 벌써 1년을 넘어섰다. 지금도 아르바이트하는 인터넷회사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고 했다. 웹 전문가가 되려면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만큼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는 길도 없다는 것.
"무선인터넷 분야는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곳입니다. 교내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접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죠. 졸업 후에는 프리랜서 웹전문가로 활동할 생각입니다. 충분한 경험이 쌓이면 제 사업도 하고 싶습니다".
지군은 얼마전 웹디자인 아르바이트가 끝나 밤에 게임방에서 일하고 있다. 겨울방학에 컴퓨터학원 다니려면 지금부터 돈을 모아야 한다는 것. 빨리 사회에 진출해 환경미화원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에게 효도하겠다는 지군의 눈빛이 반짝였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