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국제사회가 사용 금지를 촉구한 집속탄(集束彈)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사고 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확인하는 한편 B-52 폭격기가 탈레반 진지 폭격을 위해 다량의 비유도(非誘導) 폭탄을 사용해 왔으며 앞으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목표물이 B-52 폭격기에서 투하할 수 있는 집속탄으로 공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은 그렇게 할 것이며 실제로 그동안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집속탄은 목표 상공에서 시한장치로 모(母)폭탄을 폭발시키면 그 속에 든 자(子)폭탄 수 백여개가 일제히 쏟아져 나와 축구장보다 넓은 면적을 폭격할만큼 위력적이다.
더욱이 이 폭탄이 진흙과 같은 무른 땅에 떨어지면 터지지 않고 땅에 박혀 지뢰로 돌변, 전쟁이 끝난 뒤에도 무고한 인명을 살상할 수 있다.
스테파니 벙커 유엔 대변인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지난 22일 밤 헤라트 인근의 한 마을에 집속탄을 투하해 9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으며 가옥 20채가 전파 또는 반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군기들은 25일 밤에도 카불 북부 전선과 전략요충지인 북부의 마자르 이 샤리프에 연 5일째 폭격했으며, 탈레반 진지에는 집속탄들이 투하됐다고 탈레반측은 주장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지난해 9월 미국과 영국이 코소보에 투하한 집속탄 3만여발이 전쟁이 끝난지 1년후에도 불발탄으로 남아 1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집속탄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었다.
국제적인 지뢰제거기관을 지원하는 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기념재단측은 25일 미국과 영국 정부에 아프간 공격에 집속탄을 사용하지 말것을 요청했다.
조지프 바이든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아프간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확산될 경우 미국은 첨단기술을 이용해 약자를 괴롭히는 국가로 인식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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