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전역에 걸쳐 탄저 테러가 날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 의사당, 백악관에 이어 뉴욕 우편물 분류센터에서 탄저균이 검출돼 탄저균 추가노출위험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2일과 23일 2세 소녀와 11세 소년이 입원한데 이어 24일 의회출입 여기자 1명과 우편 종사자 5명이 호흡기 탄저병 증세로 입원하는 등 탄저병 의심환자들이 속출, 미국민들을 탄저 테러의 공포속으로 몰아 넣고 있다.26일 현재 미국내 탄저균 노출사례는 32건으로 13명이 감염돼 3명은 호흡기 탄저병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9·11테러 용의자가 이번 탄저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탄저테러 공황현상=25일 미국 내에서 탄저균 항생제를 투여한 사람 수가 1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의 케이 굴란 대변인은 지금까지 정부 집계에 따르면 '시프로' 복용자가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사적 경로를 통해 시프로를 입수한 사람들은 이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건관리들은 시프로가 일부에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인터넷을 통해 이 치료제를 구입해 자가처방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으나 턴저균 공포에 시달리는 미국 국민들의 시프로 구입 열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편 우편물을 통한 탄저균 테러사례가 잇따르자 미국의 우편배달 시스템도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전체 80여만명에 이르는 미 우정공사 종사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집배원과 분류·취급 직원들은 탄저균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우정공사는 직원 80만명에 대해 마스크와 장갑 지급 준비를 하는 한편 우편물에 대한 소독 방법을 시험했다. 이런 가운데 빌 프리스트 상원의원은 25일 NBC 방송 회견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우리의 사회간접자본을 차례대로 파괴할 우려가 있다"면서 세계무역센터 건물 파괴와 탄저균 테러에 이어 식료품이 다음 테러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탄저배후=독일 수사당국은 뉴욕 세계무역센터 항공기 납치 충돌테러의 용의자인 모하메드 아타가 이라크로부터 탄저균 포자를 입수해 미국으로 반입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가 25일 보도했다. 독일 수사당국은 아타가 탄저균 포자를 뉴욕에 반입했으나 미국 세관은 그의 짐에서 마약 소지 여부만 점검했을 뿐, 탄저균 포자 반입 여부는 조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빌트는 덧붙였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독일 북부 함부르크에서 살았던 아타가 프라하 주재 이라크 외교관 아크메드 알라미를 작년 6월 2일 프라하의 카페에서 만난 뒤 두번째 프라하 방문 중 터키 주재 이라크 대사였던 정보요원 아크메드 헤드스차니와만났다고 말한 것으로 빌트지는 전했다. 한편 워싱턴 타임스는 이날 미 톰 대슐 상원 원내 총무 사무실을 감염시킨 문제의 탄저균 편지는 오직 미국, 구(舊)소련 그리고 이라크만이 만들 수 있는 매우 미세한 화학물질로 가공처리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이 24일 이들 3개국만이 탄저균을 공중에 머물게 해 호흡기 탄저병을 유발할 수 있는 미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라고 지목하면서 이 탄저균의 미세 및 화학 분석이 유전자 분석보다 범인의 출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볼때 문제의 탄저균이 일개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지만 국가 주도의 연구소가 테러주의자들에게 직접 공급했는지 아니면 최근 수년 사이 일부 생화학무기 저장시설의 통제불능으로 누출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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