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화판 운동회 꼴불결

지난 주말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운동회가 있었다. 몇가지 율동을 집에서 연습하던 아이 생각에 빙그레 웃음지으며 행사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것과 사뭇 다른 행사장 분위기에 조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3명의 이벤트 업체 직원이 운동회 진행을 맡기고 엄마들과 아이들은 그들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 같아 지치기도 하고 기분도 언짢았다.

규모가 작고 조금 미숙하더라도 유치원에서 직접 준비하는 행사가 아쉬웠다. 하지만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은 규모가 작아 양호한 편이라고 한다. 규모가 큰 유치원의 경우 이벤트사 직원 수십명이 진행하고 연예인도 초청, 축하 화환에 부페까지 그야말로 잔치를 벌인다고 한다. 굳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이런 식의 행사는 너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정말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의 운동회가 되게 해야 할 것이다.

시경남(경산시 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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