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시리즈 부진 이유는

'이게 야구인가'. 야구팬들은 8개구단중 올 시즌 최강의 투수진을 갖춘 삼성이 역대 한국시리즈 사상 1이닝 최다실점인 12점을 주면서 무참히 무너지자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구전문가들조자 이번 같은 한국시리즈는 처음 본다며 '왕중왕'을 가리는 챔피언 시리즈에서 경기당 평균 18득점이 나온데 대해 아연실색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왜 삼성투수들이 두들겨 맞았을까.

◇두산이 삼성의 사인 훔쳐봤나

삼성팬들은 두산타자들이 삼성 배터리의 사인을 훔쳐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야구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상대주자가 2루에 나가면 배터리가 사인을 교체하기 때문. 또 두산타자들이 사인을 훔쳐보고 노려치더라도 12득점을 올리며 신들린 듯한 타격을 구사하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좁은 스트라이크존 문제

전문가들은 오히려 좁은 스트라이크존을 문제삼고 있다. 주심들이 큰 경기에서 공정한 볼판정을 내리려다 보니까 스트라이크존을 좁게 가져갈 수 밖에 없고 이것이 투수들에게 공을 한가운데로 뿌리도록 만드는 압박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한국시리즈 4차례의 경기에서 스트라이크존이 좁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것도 양팀의 조건이 같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삼성만의 투수진 붕괴는 설명할 길이 없다.

◇빤하게 보이는 볼배합

삼성투수진의 붕괴에 대해 두산 김인식 감독의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감독은 '삼성 투수들의 공이 가운데로 몰리고 볼배합이 훤히 보인다'는 평가를 했다특히 삼성이 믿었던 갈베스와 마무리 김진웅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뻔히 보이는 볼배합을 하며 난타당하고 이것이 다른 투수들에게도 위축감을 불러와 삼성 투수들의 '도미노붕괴'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원정 5경기와 투수들의 새가슴

삼성 김응룡 감독은 삼성투수들이 난타당한데 대해 "우리 투수들이 큰 경기에서 제대로 공을 못뿌린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삼성의 김진웅은 물론이고 중간투수들이 한결같이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밀리고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것.

또 3차전부터 원정인 잠실에서 5경기를 하는 것도 삼성 선수들에게는 부담이다. 미국이나 일본 같이 중립지역의 경기없이 홈 2-원정 3-홈 2경기 방식으로 하면 삼성 투수진에게 안정감을 불러와 경기양상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야구팬들도 이 부분에 대한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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