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10월16일 문을 연 구미문화예술회관(관장 윤영섭)이 만 12년을 훌쩍 넘었다.지방문화활성화 차원에서 도내에선 처음 만들어진 시립 문예회관으로 대구문화예술회관보다 1년 앞서 건립됐다. 건립 당시 한강이남에선 제일 큰 1천364석의 대공연장을 보유했었고 활동도 활발하다. 개관 이듬해부터 자체 기획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가하면, 서울에서 인기있는 공연을 직접 사 와서 무대에 올리는, 지방차원에서 하기는 담대한 일을 서슴지 않았다.
94년에 선보인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란 뮤지컬은 8천700만원의 비용을 들여 1억5천200만원을 벌어 들였다. 2일 4회 공연인데 매회 매진사태. 총 6천500석이 팔려나갔다. 97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란 뮤지컬도 같은 상황을 재연했다.
그러나 구미문예회관도 지난해 부터 관객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구미문예회관이 생길 때부터 지금껏 이곳에 근무하며 각종 공연을 설계하고 유치하는 등 '산 증인'으로 꼽히는 남국진(46·별정7급)씨는 "요즘 뭘 올려놔도 관객이 모이지 않는다"고 푸념이다.
"구미지역 평균연령이 28.7세 입니다. 이러다 보니 젊은 취향 공연을 많이 올려 대충 자리를 채워나갔는데 지난해부터 이마저도 잘 되지 않아요. 무엇보다 공단 직원들이 많이 줄었고 남은 직원들도 주머니가 가볍기는 마찬가지지요".
IMF이후 공단이 많은 구미지역 특성상 불경기의 칼바람이 어디보다 모질게 불고있다.
"올해는 유·무료를 막론하고 올리는 작품마다 흥행엔 실패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요즘 남씨도 기운이 빠진다. 물론 문화관련 사업이 이문을 보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매번 억지로 우겨 공연을 올리기엔 역부족이기 때문.
"뮤지컬 '넌센스'를 오는 24~25일쯤 올리려고 했지만 작품료가 7천만원 가량으로 너무 비싸요. 지금같은 불경기에 올 수 있는 관객은 뻔하거든요".
남씨는 상황타개를 위한 장기적 대안으로 관객쪽에서 문화에 대한 관심을 좀 더 보여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어릴때부터 문화를 잘 접하지 못한 성인들에게 문화를 확장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그렇지요. 유치부, 유아부 때는 활발하게 공연 등 문화를 접하지만 초등학교 들어가 고등학교때 까지는 문화시설 쪽으로 발걸음을 뚝 끊어 버리거든요. 아예 일주일에 한번 교과목으로 문화행사를 넣는 것, 그게 좋은데…"남씨는 마지막으로 "아무리 힘들어도 애써 올린 공연에 관객들이 몰릴 때면 어부가 만선으로 돌아올 때 마냥 기분 좋다"며 자신이 여전히 이 일에 매달리는 묘미를 귀띔하며 웃는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구미문예회관 11월공연일정
0..공 연
11월1~3일어린이 뮤지컬 '삐약이와 늑돌이'소공연장오전11,오후2·4시5일민경친선음악회(경찰교향단원)대공연장오후6시
6~7일연극 '돼지사냥'소공연장오후 7시
8~9일창극 '춘향전'대공연장오후7시
10일제30회 구미시립합창단정기연주회대공연장오후7시
11일사랑의 수화공연(경북농아인협회)소공연장오후4시
14일오페라 '사랑의 묘약'대공연장오전11시, 오후2시
15일춤의 향연(백경원무용단원)대공연장오후7시
16일가을맞이 교향악의 밤대공연장오후7시 (경북도립교향악단원)
17일구미합창제(구미시음악협회)대공연장오후7시
20일교사음악회(음악교과연구회)소공연장오후7시
21일관악합주단정기연주회대공연장오후7시 (금오공고관악합주단)
22일청소년음악회(구미1대학)대공연장오전 11시
23일시와 음악이 있는 콘서트대공연장오후7시
27일제1회 구미국악제대공연장오후7시
30일제26회 구미시립무용단정기공연대공연장오후7시
0..전 시
10월31일~11월6일대한민국예술원미술전제1전시실
11월16~22일미술실기대회및 서예휘호대회제1, 2전시실수상작전시회
11월24~27일전국사진공모전, 세미누드전제1전시실
문의 054)452-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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