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바드 미대사 인터뷰

지난 9월11일 부임한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달 31일 미 의료기 제조업체인 보인메디카 구미공장 참석차 구미를 방문했다.

허바드 대사는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히고 북미대화 재개문제에 대해서도 아무런 전제조건이 없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대구 등 도심에 위치한 주한미군 부대 이전문제에 대해서도 "부대 인근 주민의 피해사항들을 미국도 잘 파악하고 있다"며 "한국정부의 협조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질의와 답변 요지.

-북미대화 재개 전망은.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재개에 아무런 전제조건을 달지 않고 있다. 협상 의제는 양측이 각자 원하는 사항을 포함하면 될 것이고 대화일정도 원만히 해결될 수 있는 사항이다. 북미대화 재개여부는 북한의 의지에 달려있다.

-미국은 북한을 여전히 테러지원국가 명단에서 제외하지 않는 등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북-미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테러에 대한 반대입장을 천명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KAL기폭파, 버마 아웅산 묘소 폭파 등 테러를 저지른 국가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가 대상에서 제외되려면 북한이 할 일이 많으며 어떤 일을 해야되는지는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을 어떻게 보는가.

▲미 정부는 한국의 대북포용정책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한국정부의 통일접근 방식에 대해 미국과의 견해차이가 없다고 본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미국은 △대북포용정책 지지 △북미 기본합의서 이행 △대(對) 북한대화 재개에 대한 지속적 노력 등 3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대구시 남구 봉덕동 캠프워커 등 미군부대가 대구의 도시개발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대책을 마련할 용의는 없는가.

▲미군부대의 이전문제는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정부의 산업화가 엄청난 속도로 진행돼 왔기 때문에 미군부대가 처음 배치됐을 당시에는 도시 외곽이던 지역이 이제 도심에 위치해 지역발전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미군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한국정부와 협의아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야할 사항이라고 본다. 미군부대의 통합, 축소 등에 대해서는 미국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다만 한국민들도 한반도 긴장완화 등을 위해서는 주한 미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

-대구시 남구 A-3 미군 헬기장이 동구 K-2 공군기지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알려져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미군시설 이전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주민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로 이전하는 것이 옳다고 보며 이 문제는 지역여론을 감안해 검토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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