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부민 품귀…암환자 '아우성'

응급의약품인 알부민의 품귀사태로 수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같은 소동은 국내 헌혈인구 감소로 알부민 주원료인 혈장의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데다 최근 미국 테러 참사와 유럽 광우병 여파로 수입도 끊기면서 제약업체들이 병원과 약국에 제품을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항암치료, 간기능저하, 과다출혈, 단백질 부족 등의 환자들이 알부민을 구하지 못해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

대구시 북구 ㄱ약국 약사는 "제약사에서 얼마전부터 알부민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재고분도 떨어져 약을 찾는 손님들에게 대학병원 인근 약국으로 돌려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간암 말기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김모(53·여)씨는 "약국마다 다른 곳에 가보라고 하지만 몸도 무겁고 정신도 혼미해져 더 다닐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구시내 한 병원 신모 의사는 "얼마전 암환자에게 알부민 투약을 처방했지만 열흘동안이나 약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다른 대체약물을 썼다"고 전했다. 신씨는 "영양 부족에 시달리는 경우 대체약물을 쓰다 환자가 정신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알부민을 생산하고 있는 ㄷ제약사 관계자는 "알부민의 주원료인 혈장은 국내에서 80%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2년전부터 국내 헌혈인구가 줄고 있는 데다 미테러 참사와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안돼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ㄴ제약사 관계자는 "생산량은 주는데 반해 심장이식 등 의료기술의 발달로 대형수술이 늘면서 알부민 수요가 급증해 알부민 부족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관련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알부민 수요는 98년 81만병, 99년 92만병, 2001년 100여만병으로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적십자혈액원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지역의 헌혈량은 지난 98년 23만3천여unit에서 99년 22만여unit, 지난해엔 20만여unit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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