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정신력 싸움이다. 수능시험은 단 한번으로 수험생들이 그동안 준비해 온 모든 것을 성공과 실패로 판가름내는 종착점이다. 긴장, 불안, 부담감 등 어떠한 표현을 동원해도 수험생들의 지금 심정을 나타내기 힘들 것이다. 바꿔 말해 지금부터 어떻게 이런 마음들을 이겨내고 실전을 치르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인 셈이다.
올해 수험생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역시 난이도.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 돼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 점수를 작년 84.2점에서 75~80점으로 낮춘다고 밝힌 것은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큰 폭이다.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일.
그러나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입시가 상대평가라는 사실이다. 어렵게 출제되든 쉽게 출제되든 응시생 누구나 똑같은 조건이다. 대학들이 내리는 평가 역시 몇 점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지원자 가운데 몇 등이냐가 된다.
평가원이 과거 수능시험의 예상 난이도를 제대로 맞춘 적이 별로 없다는 사실도 고려해두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매년 몇 점 정도로 난이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난이도는 신도 못 맞춘다'는 게 수험가의 속설. 언어영역의 경우 재작년에 너무 어렵게 나오자 작년에는 극히 쉬워졌다. 올해는 어렵게 낸다고 했는데 어떻게 될 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아울러 알아둘 것은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 점수가 75~80점 수준이면 크게 어려운 시험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교사들은 "정상적으로 학교 수업을 받은 학생이라면 몇 문제를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나쁜 결과를 불러오는 건 난이도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긴장이나 부담감인 것이다.
올해 수능시험에서는 특히 1교시 언어영역을 어떻게 치르느냐가 전체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예년에도 첫 시간을 망쳤다는 부담 때문에 한 해 농사를 그르치는 수험생이 많았다. 교사들은 "올해는 언어영역이 어려워진다고 하니 다소 못 쳤더라도 다른 수험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언어영역은 특히 시간이 모자라는 수험생이 많은 시간이다. 지문이 길거나 처음 보는 유형의 지문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지문이든 당황하지 않고 읽어 보면 지문 속에 답이 있다는 게 교사들의 충고. 또 천천히 읽는다고 지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게 아니므로 지엽적인 부분에 집착하지 말고 일정한 속도로 읽어내려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 답을 결정했다가도 이래저래 고치기가 쉬운 영역이 언어영역이다. 처음에 문제를 풀 때는 감각에 의존하지만 나중에 검토할 때는 분석적으로 되짚기 때문에 다른 결론이 나오는 일이 잦다. 따라서 주제나 분위기, 태도 등을 묻는 문항은 확신이 없을 경우 되도록 처음 판단에 따르는 것이 좋다.
D-5일. 이제는 마지막 정리만 남았다. 실제 수능시험은 지금까지의 준비 과정을 점검받는다는 기분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시험 시작 전에 잠시라도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이제 새로운 시작을 위해 마침표 하나쯤 찍어보는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는 건 어떨까. 대구 종로신경과 유보춘 원장은 "수능시험 후에도 여러 가지 과정이 있고 시험도 공부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하다"면서 "가족들도 결과보다는 지금까지의 과정을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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