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고생물학자 화석 발견

◈쥐라기 지배자 공룡아닌 '황제악어'

1억만년전 쥬라기 시대의 지구를 지배한 동물은 누구였을까. 지금까지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육식공룡이 '쥬라기 시대의 왕자'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쥬라기 시대의 지배자는 육식공룡까지 잡아 먹는 거대한 '황제 악어'였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 시카고 대학 고생물학자인 폴 세레노 교수가 최근 서아프리카 니제르 공화국의 테네레 사막에서 거대한 육식 악어의 화석을 발견하면서 밝혀졌다.

'황제 악어(sarcosuchus)'라고 명명된 이 악어는 백악기시대인 9천만년에서 1억1천만년전까지 약 2천만년동안 지구를 지배한 동물이었다. 몸길이 20m에 몸무게만 10t이나 나가는 이 초대형 악어는 수풀이 우거진 강에서 주로 살았으며 물을 먹기 위해 강가로 온 공룡과 초식 동물들을 주로 잡아 먹었다.

'황제 악어'는 중생대 백악기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호주 악어의 경우 몸무게 1t, 길이 10m에 불과하지만 먹이를 무는 힘은 쥬라기 시대의 폭군 '티라노 사우루스'와 맞먹을 정도다. 따라서 고생물학자들은 이보다 10배나 큰 황제악어는 티라노사우루스나 수코미머스 등 거대한 육식공룡까지 잡아 먹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석을 통해 밝혀진 황제 악어의 전투력은 지금껏 지구상에 출현했던 어떤 생물보다도 막강하다. 황제 악어의 이빨은 100여개로 윗니와 아랫니 모두가 피개교합상태(서로 엇갈리게 꽉 끼는 상태)로 되어 있어 한번 물면 먹이감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또 아랫니는 윗니보다 넓어 아무리 질긴 음식도 잘게 찢어 먹을 수 있다. 게다가 몸 전체가 뼈로 된 보호갑으로 중무장, 웬만한 육식 공룡의 공격을 받아도 상처를 입지 않는다. 이 보호갑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나이가 들수록 링이 하나씩 생긴다. 따라서 이것으로 나이를 판별할 수 있는데 50~60년 동안 자란다. 그리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화장실 변기만한 주둥이를 통해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해 먹이감을 효과적으로 사냥할 수 있었다.

폴 세레노 교수는 "길고 강한 턱과 견고한 외피, 탄탄한 근육질의 꼬리를 지닌 악어는 약 2억4천만년전에 지구상에 나타나 현생 인류가 나타나기 전인 10만년 전까지 지구를 사실상 지배한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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