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과학상식-압력솥 밥 왜 빨리되나

◈뚜껑 밀폐 수증기 증발 막아 압력 상승 끓는 점 높아져

압력솥에 밥을 하면 빨리 되는 이유는?

냄비에 감자를 삶으면 익히는데 20~30분이 걸린다. 그러나 압력솥에 삶을 경우 4~5분이면 충분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냄비의 물은 100℃에서 끓는다. 아무리 열을 가해도 온도는 더 오르지 않는다. 가하는 열은 물을 수증기로 증발시킬 뿐이다. 그러나 압력솥은 밀폐된 뚜껑이 있어 물이 끓을 때 생기는 수증기가 밥솥 내부에 모인다. 압력이 상승함에 따라 물의 비등점도 높아진다. 따라서 조리하는 온도가 높아져 음식을 익히는 데 필요한 시간이 단축되는 것이다.

현대식 압력솥은 내면의 1㎤당 1㎏의 압력을 견딘다. 이는 보통 기압의 두 배에 가깝다. 따라서 물은 122℃에서 끓는다. 높은 산에서 밥을 지을 때 밥이 설익는 것은 고지대 일수록 압력이 낮아져 물이 끊는 점이 낮기 때문이다. 높은 산에서 밥을 지을 때 솥 위에 돌을 올려놓으면 압력이 높아져 끊는 점을 높일 수 있어 밥이 제대로 익는다.

가정용 압력솥은 167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드니스 파팽이 영국에서 특허를 낸 '증기찜통'을 개량한 것이다. 현대식 압력밥솥은 냄비와 비슷한 몸체와 돔형의 뚜껑으로 이루어져 있다. 몸통과 뚜껑사이에는 고무로 만든 개스킷이 설치되어 압축된 공기가 새지 않도록 밀폐한다. 뚜껑 중심부에는 무거운 마개가 달린 배기 구멍이 있다. 배기 구멍은 마개에 의해 밀폐되지만 내부의 압력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열리게 된다. 배기 구멍의 마개에 링을 부착하거나 제거하면 밥솥 내부의 온도를 폭넓게 변화시킬 수 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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