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투수 홈런 참극

'차라리 꿈이었으면…'김병현이 이틀 연속 9회말 2아웃에 동점 홈런을 두들겨 맞는 참극을 연출했다.

98회째를 맞는 월드시리즈의 역사를 통틀어 이처럼 잔인한 드라마는 없었다.

김병현이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두고 이틀 연속 무너진 것은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양키스와 다이아몬드백스의 월드시리즈 출전 선수 중 최연소인 김병현이 팀 승리를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중책을 맞다 보니 그만큼 중압감도 컸을 것이다.

'악몽의 홈런'에 울기는 박찬호도 마찬가지. 박찬호는 지난 10월6일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시즌 71호와 72호 홈런을 허용해 한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의 제물이 됐다.

또 그는 올해 처음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은퇴를 눈앞에 둔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홈런을 헌납했고, 99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상 최초로 1이닝동안 동일 타자에게 만루홈런 2방을 두들겨 맞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홈런을 허용한 박찬호와 김병현은 이제 두고 두고 미국민들의 입에 오를 내릴 전망이다.

그러나 20대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투수로 우뚝 발돋움한 김병현과 박찬호가 상처 때문에 주저앉기에는 너무도 젊다.

그들이 메이저리거로 재기할 수 있도록 국민적 성원이 기대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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