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의날 기념행사 잇따라

지난 1일은 시(詩)의 날. 이를 기념해 시인과 독자가 보다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행사들이 마련됐다.

대구시인협회(회장 박정남)는 3일 달성군 가창면 오리 양지마을에서 고(故) 윤혜승 시인의 시비탐방과 '2001 대구 시의 가을'이라는 타이틀로 시인과 독자가 어우러지는 세미나 겸 시낭송회를 마련했다. 또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지회장 이하석)는 이상화 탄생 100주년기념 문학세미나 및 기념음악회를 3일 오후 예술마당 솔에서 개최했고, 미당 서정주의 생가가 있는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는 미당 시문학관이 세워져 3일 개관행사가 열렸다.

먼저 대구시협 행사에 참석한 시인과 독자들은 지난해 9월 타계한 윤혜승 시인의 묘소를 참배한데 이어 그의 1주기를 맞아 건립된 윤혜승 시비를 둘러보았다. 이 자리에서 시인 이태수씨가 '사랑 혹은 융단의 시학'을 테마로 윤 시인의 시세계를 조명했고, 시인 이상규씨가 그의 대표시 '이 마을 꽃들은'을 낭독해 고인의 시에 배어 있던 향토적 서정에 흠뻑 젖어보는 자리도 가졌다. 2부 세미나에서는 시인 이진흥씨가 황진이의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를 존재론적으로 해명한 '부조리의 인식과 실존의 각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시낭송과 시조창 감상, 독자 시낭송, 독자에게 시집 선물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늦가을 자연과 시, 사람이 하나 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주최한 이상화 탄생 100주년 기념 '지역문학인의 삶과 문학' 세미나는 지역출신 문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세미나에서 시인 이상규(경북대 교수)씨가 '이상화 시와 방언'에 대해 발제했고, 시인 정대호 이규도 김은령 이명숙씨의 '이상화 시에서 경상도 방언의 특성', '이상화문학의 저항성', '이상화 시의 퇴폐적 유미주의의 정체', '이상화의 삶과 대구'에 대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어 상화의 일생과 시적 영감을 재조명한 음악회에서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동굴 속으로' '마돈나' 등 상화의 대표시에 곡을 붙인 창작곡을 대금과 해금 등 국악과 서양음악 기법으로 연주하는 무대로 마련됐다.

한편 3일 전북 고창에서는 미당 서정주(1915-~2000) 시문학관 개관행사와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미당 시문학관은 전북 고창군이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폐교된 초등학교를 매입, 착공 4년만에 준공했다. 미당의 생가와 부부 묘역이 바라다 보이는 이 시문학관에는 미당의 육필원고를 비롯 각종 사진자료, 초상화, 만년에 쓰던 유품과 각종 서적 등 1만여점이 전시된다. 전시실과 영상실, 세미나실, 휴게실 등을 갖췄으며 일부 공간은 문인이나 학생들이 단체로 숙박도 할 수 있다.

이날 개관행사에는 1941년 100부 한정판으로 펴낸 미당의 첫 시집 '화사집(花蛇集)'의 출간 60주년을 맞아 원본을 복간해 헌정하는 행사도 가져 뜻깊은 자리가 됐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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