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관투자가 매수 나서나

미국 테러 사태 이후 매도로 일관해 오던 기관투자자들이 2일 모처럼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실질적인 순매수 금액은 444억원으로 그리 많다고 볼 수 없는 규모다. 그러나 10월 한달 동안 17일 연속 매도 우위 행진을 보이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무려 1조2천억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보였던 기관투자가들이 이날 순매수로 돌아선 사실만으로도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기관 매수세에 힘임어 9월10일 이후 처음으로 550선 고지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증시의 조정 국면을 기대하며 저가에 주식을 사려 했던 기관투자가들이 예상 밖으로 지수 상승세가 멈추지 않자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증권은 2일 데일리를 통해 "기관투자가들은 단기적으로 매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수세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SK증권은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중인 유가증권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외환위기 때인 지난 97년말 13.7%보다 낮은 10.9%로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채권시장의 랠리가 천장권에 도달해 지금은 채권에 대해서는 이익실현의 단계인 반면 바닥권인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다는 점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주식 보유 비중 상승을 점치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투신증권 대구지점 강대원 과장은 "주식형 상품의 환매 요청에 따라 주식을 내다 팔 수밖에 없었던 기관투자가들이 2일 시장의 매수 주체로 등장했다는 점이 의의"라며 "최근 유가가 하락 조짐을 보이는데다 미국의 추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기관투자가들이 530선에서의 저점 매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 봤다.

반면 투자심리도 등 지표가 현재 과열 국면에 접어든데다 지수가 본격적인 매물대인 550~560대에 돌입한 것 등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추가로 강하게 지속되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현대증권 황정현 연구원은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고점대에 머물고 있고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할 때 기관들이 강한 매수 의욕을 갖기는 쉽지 않으며 단기 매매 성격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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