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명작가가 되기까지

보통 출판가에서는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기 위해선 세가지 조건(3T)이 필요하다고 한다. 시점(Timing), 과녁(Target), 책제목(Title)이다. 적당한 시기에 적절한 독자층을 대상으로 구미를 당길 만한 제목으로 책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한가지 변수가 더 있다. 신문의 신간서적 소개란에 반드시 실려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신문의 호의적인 소개없이 베스트셀러가 되기 어려운게 국내 출판계의 현실이다. 아무리 유명작가라도 메이저 신문과 대립해서는 밝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다.

요즘 신문지면을 통해 사회문제에 깊숙이 개입하는 유명작가들이 거대신문의 폐해를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베스트셀러와 작가들(최을영 외 지음, 인물과 사상사 펴냄)'에는 모두 10명의 이름난 작가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베스트셀러 작가로 올라서는 과정과 출판사의 마케팅 등에 얽힌 뒷얘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영원한 제국'의 이인화씨가 베스트셀러작가로 올라선 과정은 어떨까. 사실 이씨가 전해에 내놓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는 표절의혹에 시달리며 그의 참신한 이미지를 구기고 있었다.

그 다음해 '영원한 제국'을 내놓았을때, 작가 이문열씨는 조선일보 기고를 통해 '여름밤 꼬박 새운 즐거운 충격'이란 내용의 서평을 썼다. 당대 최고의 소설가가 밤잠을 못자고 읽을 만큼 재미있었다고 하는데 어느 독자가 이책에 솔깃하지 않겠는가. 이문열씨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이인화는 전작의 표절시비를 단숨에 잠재우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랐다.

또 한국어로 가장 번역이 잘된 '장미의 이름'의 번역가 이윤기, 여성억압의 현실과 80년대에 대한 연민을 문학적으로 끌어낸 '고등어'의 공지영, '일본은 없다'의 전여옥, '토지'의 박경리, '상도'의 최인호, 중소기업사장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소설가가 된 김진명씨 등의 성공기도 들어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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