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분양권 다시 웃돈 떴다방 전매 부추겨

한동안 뜸하던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부동산 투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택청약예금 가입자들이 신규분양 아파트를 당첨받아 계약 전.후에 매매, '단기차익'을 챙기고 있는 것.

최근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이같은 '단타매매'자들이 경쟁적으로 달려들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 부풀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들어 아파트를 분양한 몇몇 건설업체의 경우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속칭 '떴다방'으로 불리는 이동식 중개업자까지 부추겨 분양권 전매열기를 조장,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꿈을 멀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구시내 분양 아파트의 입주전 전매율은 20~5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3일 당첨자를 발표한 대구시 수성구 욱수동 '시지 태왕레전드(402가구)'의 경우 공급계약(8~10일)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34평형 500만원, 43평형 1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채 거래되고 있다.

다음달 입주 예정인 '시지 태왕3차' 아파트는 236가구중 95가구(40%)가 평형별로 1천만~2천500만원의 프리미엄으로 거래됐다. 지난 6월 분양된 달서구 용산동 '롯데캐슬 그랜드(1천619가구)'의 경우도 531가구가 800만~1천500만원을 얹어 전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바람에 실수요자들은 정상분양가에다 평형별로 200만원에서 최고 3천만원까지 웃돈을 주고 내집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다.

최근 두차례나 신규분양 아파트 청약을 했으나 당첨되지 못한 김모(54.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시지 태왕3차' 아파트 33평형을 정상분양가(1억1천900만원)에 웃돈 2천500만원을 더주고 매입했다.

이같은 아파트 '단타 매매'시장은 지난 98년부터 정부가 주택청약예금 가입자격을 20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분양권 전매를 허용한데다 대구에 신규공급하는 아파트 물량이 수요에 절대부족, 활성화 되고 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최근들어 '떴다방'의 개입 등으로 분양권가격이 부풀려졌다"며 "주택청약예금을 1세대당 1명씩만 가입케 하고, 분양권을 계약전에 팔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제하는 등 실수요자들에게 내집마련 기회를 넓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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