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기업대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기업으로의 자금 연결은 안되고 있다.
돈 떼일 걱정 안하고 자금을 빌려줘도 될만한 기업은 대출을 안받는 것은 물론 차입금까지 상환하는 형편인 반면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은 여신 회수 압박에 시달리는 등 기업 자금사정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정이 나은 기업
금복주는 최근 은행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았다. 외부자금이 필요없지만 이 은행으로부터 과거 도움을 받은데다 '앞으로 사정이 어려워지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읍소반 협박반' 대출 압력에 결국 은행 요구액의 70%를 빌린 것.
대구백화점, 화성산업, 삼립산업, 평화발레오 등 지역에서 경영여건이 양호한 일부 업체들은 모두 이와 비슷한 형편. 신용으로만 연7%대의 대출을 쓸 수 있지만 가능한한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
◇사정이 나쁜 기업
남편이 가내 공장을 하는 최모(47)씨. 1년전 보증인 2명을 내세우고도 연리 13%에 대출을 받았는데 최근 은행으로부터 차입금 일부를 갚든지 아니면 대출금리를 올리든지 택일하라는 연락을 받고 금리를 0.5% 올려주는 것으로 끝냈다.
은행 돈이 남아돌고 금리가 인하된다지만 이처럼 상당수 중소기업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인쇄업을 하는 김모사장도 걱정이 태산같다. 연말까지 5억원을 상환해야 하는데 은행에선 대출 연장이 어렵단다.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도 불가능한 실정.
◇은행입장
금융당국의 성화에도 은행들은 기업여신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금리는 7.39%에서 7.09%로 0.3% 포인트나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7.25%에서 7.13%로 소폭 하락했다. 자금지원에 각종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보다 높아진 역전현상이 일어난 것.
기업대출이 어려워지다보니 은행들은 자금 사정이 양호한 기업 뺏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한 은행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지난 상반기에 800억원 정도를 뺏기고 1천600억원 정도를 뺏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연.혈연.지연 등 동원할 수 있는 연줄은 총동원하는데다 상대은행 약점잡기, 대출금리 인하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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