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격증 교재 사기판매 극성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일하는 이모(33.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최근 당한 사기때문에 밤잠을 못이루고 있다. 두달전 '손해사정인 자격증 학원' 외판원이라는 30대 후반 남자의 "반드시 합격한다"는 말에 35만원짜리 교재를 구입했다. 하지만 매달 보내준다던 문제지가 배달되지 않아 명함에 적힌 휴대전화로 수십번 통화를 시도했으나 허사였다. 그제서야 확인해보니 교재는 조잡한 복사본이었고, 시중에서 10만원 짜리였다. 이씨는 "어려운 자격증을 쉽게 딸 수 있다는 말만 믿고 별 의심없이 교재를 샀다"며 "아는 카센터 직원 상당수가 똑같은 사기를 당했다"고 말했다.

경제난속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사기꾼들이 설치고 있다. 특히 취업난을 악용해 각종 자격증 교재 판매 사기나, 인터넷을 이용한 통신판매 사기가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까지 사기사건은 6천6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천507건)보다 21.4%(1천180건)가 늘었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통신판매 사기사건이 폭증, 올들어 10월말까지 366건이 발생해 지난해 31건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인터넷 통신판매 사기 중 대표적인 수법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을 이용, 통장을 만든 뒤 헐값에 물건을 판다는 허위광고를 올려 이를 믿고 입금한 사람들의 돈을 가로채는 것.

김모(28)씨는 길에서 주운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으로 통장을 개설, PC통신 천리안 장터게시판에 윈도 운용프로그램 20개를 시가보다 싸게 판다는 허위광고를 올려 150만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달 경찰에 붙잡혔다. 또 대학생 진모(20)씨는 인터넷 ㅇ경매사이트에 유명상표의 구두를 헐값에 판매한다는 광고를 올려 이를 보고 입금한 사람들의 120여만원을 챙겼다 경찰에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이용한 각종 사기수법이 난무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엔 먼저 의심을 해보고 연락이 가능한 전화번호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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