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시험장 대구·경북 이모저모

○…장애인고사장이 마련된 사대부고에서는 중증장애인 2명을 위해 감독관이 시험지를 읽어주며 수험생이 답을 말한 뒤 감독관이 불러준 답을 답안지에 표기하는 '대독시험'이 치러져 눈길.

대독시험은 따로 마련된 고사장에서 이뤄졌으며, 약시에다 뇌성마비인 송성규(20·대구보건학교), 전규원(21·대구보건학교)군이 응시했다. 사대부고측은 "대독시험은 규정에 없는 것이지만 시험지를 읽고 답을 표기하는데 비장애인보다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전국에서 대독시험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골 넣는 골 키퍼 김병지(30)씨가 1988년 고교 과정인 부산 '소년의 집'을 졸업한 13년만에 이번 수능에 응시했다. 6일 오후 예비소집장(포항고교)에서 수험표를 받은 김씨는 "경희대 체대에서 공부한 뒤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리가 불편한 울산의 62세 중소기업 여사장이 수능시험에 응시했다. (주)조양통상 대표인 송순동씨는 개성 출신으로 1981년 벽산그룹 항공화물 소장으로 울산에 정착, 전문 서류 택배회사인 조양통상을 설립했다. 1999년 고입 검정고시, 올 8월 대입 검정을 통과한 송씨는 청주 국립과학대학 김치학과에 지원해 김치 박사가 되려는 꿈을 갖고 있다.

○…경북도내 최고령 수험생은 봉화 권오창(54·명호면 양곡리)씨, 최연소는 지난 8월 검정시험을 통과한 권수현(15·포항 장성동)양이었다. 영주 영광고에서 응시한 권씨는 1996년 6월 말 대구지검 안동지청 사건계장에서 명퇴한 후 지난 1월 영주 하망동에 법무사 사무실을 열었으나 "공직생활을 하면서 학력의 한계를 절감해 늦었지만 학업을 계속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포항에선 12개 고사장 중 9개가 북구에 편중돼 있어 7번 국도 시내 구간은 7일 아침 전부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특히 포항고·포항여고·대동고·유성여고·중앙고 등 고사장 밀집 지역의 진입로 구실을 하는 사격장∼우현네거리 구간은 완전 마비 상태였다.

현지에 나왔던 경찰관들은 "공단 3근 근로자 퇴근(오전7시) 차량까지 겹쳐 체증이 악화됐다"며, "내년부터는 수능일 공단 퇴근 시간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

○…포항에서는 그러나 일부 시험장 입구 선후배 격려 행사가 올해는 사라져 오히려 학부모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이는 포항고·포항여고·제철고 등 3개교가 올해부터 그같은 행사를 못하도록 합의했기 때문.

제철고 고사장에 나온 학부모 김세미(45·여)씨는 "수험생들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입실할 수 있어 훨씬 좋다"고 했다.

하지만 포항여자전자고 정문 앞 등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재학생들의 선배 격려 목소리로 가득했다.

○…경북지역 경찰은 이날 빈차 태워주기 106건, 수험표 찾아주기 8건, 시험장 착오자 태워 나르기 20건 등 208건을 처리한 것으로 지방경찰청이 집계했다.

안동경찰서 김영환 경장, 김천서 정현재 경장은 수험표를 두고 온 안동 성희여고 김지연양과 김상아씨를 교통 순찰차에 태워 수험표를 다시 갖고 와 입실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안동 장갑수 경장은 시험장을 안동여고로 잘못 알고 찾았던 권옥화양을 성화여고까지 태워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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