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은 어느 입시전문기관 할 것 없이 예상 평균점수를 작년보다 30~55점씩 낮춰 잡을 만큼 어렵게 출제됐다. 첫 시간 언어영역은 수험생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줄 정도로 악코스였고, 작년 수준을 기대했던 수리영역에서도 수험생들은 진땀을 뺐다. 사회·과학탐구 역시 통합교과 소재를 활용한 문제가 많아 체감 난도를 높였다. 그나마 외국어가 상대적으로 평이했지만 듣기평가가 어렵게 출제돼 이것 역시 점수 하락이 예상된다.
◇언어영역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았고, 독해력 지문은 길고 까다로왔다. 특히 선택지와 조건으로 제시된 '보기' 내용이 길어 수험생들은 시간 부족에 허덕였다.
시나리오가 처음 출제된 것도 특징. 듣기평가에선 끝까지 들어야 답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특히 절 구조를 그려놓고 특정 지점을 찾도록 한 2번 문항은 전통문화에 대한 기본소양을 갖춰야 맞출 수 있는 고난도 문제. 또 2002년 월드컵 중계 실황을 지문으로 낸 3번 문항과 '가족애'로 삼행시를 지을 때 조건과 맞는 답을 찾는 11번 문항 역시 눈길을 끌었다.
읽기문제 48개 중 교과서 출제 비율은 28개(60%)로 작년 50%보다 높아졌지만, 지문이 길어지고 종합적 사고를 요하는 문항이 많았다. 60개 문제 중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가 35개나 나왔다. 또 △구술면접 형식의 문제 △정보화사회나 미국 테러사태를 응용한 시사적 문제 △적절한 신문기사 제목을 묻는 문제 등은 수험생들에게 익숙지 않은 것이었다.
◇수리영역
흔한 유형보다 실생활과 관련있는 응용문제, 단순한 계산 문제보다 사고력·추리력·해결력을 요구하는 문항이 많았다. 기본공식 및 개념을 이용한 교과서적인 문제보다 교과서·참고서에서 자주 접하지 못한 유형의 문제가 더 많았다. 특히 지문 자체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순열·조합·확률 분야는 출제되지 않았다.
공통수학은 비교적 쉽게 출제된 반면 수학I·II가 어려웠다. 세 명이 합쳐 스티커를 모아 경품을 받을 때 필요한 나머지 스티커 수를 구하라(29번), 한 상품의 가격 변동확률을 놓고 '통계상 기대값'을 구하라(30번)는 등의 문제는 상위권 수험생조차 쉽게 풀지 못할 고난도 문제였다. 가우스 기호를 2개 사용하는 문항(16번)도 수험생의 발목을 잡았다.
◇사회·과학탐구 영역
교과목내 단원간 통합문항이 예년보다 많이 등장했다. 사회현상에 대한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사고를 측정하는 문항이 늘어난 것도 새로운 경향. 일본의 역사왜곡, 프랑스 문화재 반환, 리콜제와 미국 테러사태, 한류 열풍, 유전자 변형문제 등 시사적 문제가 대표적인 예.
△경제원리를 적용해 주차 등 일상 문제의 해결책 찾기 △미래 환경변화와 문제점을 예측하기 △현대인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합리적 의사결정 묻기 등은 단순암기식 접근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였다.
공통사회·국사에서 나타난 토지제도 관련 3문항을 비롯, 경제분야 문제가 전체 12문항 중 절반을 차지했다.
비교적 쉬웠던 과학탐구에서는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작년보다 깊은 사고를 요하는 문항이 일부 포함됐다. 과학탐구Ⅱ의 경우 대부분 기본지식을 응용하면 풀 수 있는 문항이 많아 공통과학보다 난도가 낮았다. 행성을 토대로 물리학의 기본 법칙을 묻는 통합교과형 문제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도표를 응용하는 문항이 많았다.
◇외국어영역
어휘 수준이 높아지고 지문도 길어지는 등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어려웠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다른 영역보다는 작년 수준에 근접한 난이도를 보인 것은 사실.
듣기 평가에서는 원어민의 대화 속도가 빨라 내용 파악이 힘들었다. 문법 문항은 종전 1개에서 올해 처음 2개로 늘었다. 그 중 하나는 옳은 표현 3가지를 짝짓는 새로운 유형.
읽기와 쓰기는 종전 60~160단어 내외의 문단에서 220단어 내외의 긴 내용을 읽은 뒤 세부사항을 파악하는 문항을 출제했다. 지문을 한 번만 읽고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었던 작년과 달리 여러 번 읽어야 답을 알 수 있는 문제가 일부 포함됐다.◇제2외국어 영역
기본적인 내용만 파악하면 정답을 고를 수 있는 평이한 수준이었다. 광고문이나 표지판, 일기예보, 엽서 등 생활에서 접하는 자료를 소재로 그림을 곁들인 문제가 많았다.
독일어 29번 문제는 관광여행 광고문을 제시하고 관광요금이나 출발 시각 등 광고에 나와있지 않은 사항을 고르는 문제였고, 프랑스어 17번 문항은 e메일에 대한 답장 중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문장을 고르도록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어 3번 문제는 퍼즐그림에서 단어가 완성되도록 알맞은 철자를 찾도록 했고, 일본어 29번은 운동경기에 관한 설명을 보기로 제시하고 그 종목에 해당하는 그림을 고르는 문제였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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