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내분 소용돌이'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로 민주당은 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의 언급대로 비상과도체제에 돌입했지만 대통령이 빠진 힘의 공백상태를 어떤식으로 메울지는 미지수다. 특히 대통령으로 부터 자유로워진 대선주자들이 힘겨루기를 본격화할 경우 당은 급속도의 분화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집권여당이 당내분에 대한 통제.조정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분열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비상과도체제구성=김 대통령이 한광옥 대표의 사표를 반려함에 따라 한 대표 중심의 비상과도체제 운영은 불가피해졌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사표를 반려한 것도 당헌에 총재가 궐위시 대표가 총재권한을 대행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내년 1월 정기전당대회전까지는 한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대신 당4역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게 되고 의결사항은 당무회의를 거치게 된다.

전당대회 등 민감한 정치일정에 대해서는 대선주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해 특별기구를 구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의 구심력과 결속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한시적 과도체제가 지도력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일 것 같다. 특히 재.보선과 당내 분란과정에서 보인 한 대표의 지도력으로 당 혼란상이 효과적으로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또 당정관계의 역학구도 변화도 불가피하다.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하면서 당정의 유기적 협조관계도 약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선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관계의 줄서기도 극명할 것으로 보여 여당의 영향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당권.대권경쟁구도=당권과 대권을 둘러싼 당내 대선주자들과 각계파간의 힘겨루기는 벌써부터 시작됐다. 전당대회 시기와 절차를 둘러싸고 벌써 이견을 드러내고 있으며 제 세력의 합종연횡 움직임도 본격화 됐다.

민주당의 파워게임은 일단 이인제와 반 이인제 세력간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것이 확실하다. 우선 전당대회 시기, 방법에 대해 양측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인제 상임고문과 동교동 구파는 내년 3,4월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이인제 대세론을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고문의 대중적 지지도와 동교동계의 당내 기반을 합칠 경우 충분히 대세를 장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교동계의 권노갑 전고문측도 "보다 적극적으로 차기 구도짜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기세를 높이고 있다.

이에반해 한화갑 상임고문 등 반 이인제 진영은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 아직은 이견차를 보인다. 그러나 이인제 고문을 견제해야 한다는데는 대부분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과정에는 동교동계의 양대축인 권노갑, 한화갑 진영의 파워게임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는 최대 관건이다. 권 고문과 달리 대권에도 뜻을 두고 있는 한 고문은 일단 "체제정비를 위해 1월 전당대회를 치르고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지방선거 이후가 타당하다"며 2단계 전대론으로 반 이인제 진영 결속에 나섰다.

김중권, 노무현, 김근태 상임고문도 이런 경쟁 구도속에 명확한 입장표명은 유보한 채 득실계산에 들어갔다.

이상곤기자.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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