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WTO 각료회의 개막

도하에서 진행되는 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는 농업문제와 반덤핑협정 개정, 환경 등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의 협상분야는 농업 외에도 서비스, 공산품을 포함한 비농산물 등에 관한 시장접근 문제와 반덤핑협정, 보조금협정 등 기존규범의 개정문제, 투자, 경쟁정책, 정부조달 투명성, 무역원활화 등 새로운 규범의 제정 등으로 나눠진다.WTO회원국들은 그동안 제네바, 싱가포르 등지를 거치면서 활발한 논의를 벌였으나 역시 농업과 반덤핑협정 개정 문제가 치열한 공방의 대상이 됐다.

또 검토작업 대상분야로 분류됐는데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이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뉴이슈인 환경 분야도 다른 협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병'이 될전망이다.

93년에 끝난 우루과이라운드(UR) 때 다자무역협상에 처음 등장한 농업문제는 시애틀 3차 각료회의를 거쳐 도하에 오기까지 가장 민감했던 부분.수출국 진영인 케언스그룹 및 미국과, 우리나라, 유럽연합, 일본, 노르웨이, 스위스 등 수입국 중심인 비교역적 관심사항(NTC·Non-Trade Concerns) 그룹간에 날카로운 이해대립을거듭해왔다.

초안상 수출국이 다소 우위를 점한 상태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현재까지 수출국과 수입국 모두가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케언스그룹은 초안이 협상목표에 대한 의욕이 부족하고 NTC도 무역을 왜곡하지않는 범위내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수입국들은협상결과를 예단할 수 있는 내용은 삭제돼야 마땅하다는 입장이다.유럽연합은 '수출보조의 단계적 폐지'라는 용어에 대해 심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문안의 수정을 놓고 이번 회의에서 격론이 오갈 전망이지만 양측이 모두 만족하지 못한 채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만큼 얼마나 '불만족의 균형(balancedunhappiness)'을 이룰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다만 UR때 수입국의 선봉에 섰던 유럽연합이 지난 논의과정에서 "NTC는 무역왜곡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투명한 방법으로 구현돼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다소 누그러진태도를 보이고 있어 관심거리다.

반덤핑제도는 덤핑행위에 따라 국내산업이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때 조사를 벌여 덤핑마진 범위내에서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WTO 출범 이후 증가추세를 보여 선진국 뿐만 아니라 개도국에도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반덤핑제도가 국내산업의 보호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우리나라와 일본 등이 중심이 돼 반덤핑협정의 개정을 요구했다.현재는 유럽연합까지 '우군'으로 끌어들인 상태다.

문제는 강력한 반대입장을 보여왔던 미국의 태도변화 여부에 달려있다.

미국은 최근 들어 우선 검토부터 한 뒤 나중에 의제화 여부를 결정하자는 2단계접근법을 내세우면서 외견상 입장이 다소 바뀐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업계 이익을 반영하는 미 의회를 행정부가 설득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아 막판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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