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이 국내외 천문학계의 관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예천이 천문학계의 관심지역이 된 것은 '특별한 사람'과 '특별한 곳'이 있기 때문이다.
'별똥' 나일성(70)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99년 사재 30여억원을 털어 예천군 감천면 덕율리 감천문화마을 맞은편 1만여평에 '나일성 천문관'을 지었다. 한국 천문학계의 원로이자 천문학계의 세계적 석학으로 알려진 나 교수가 이곳에 터를 잡자 천문학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눈길이 예천에 머물게 된 것이다. 소행성 중 한국 이름을 가진 소행성은 '세종'(96년)과 '나일성'(99년.국제천문연맹 소행성 회보) 뿐이다. 국내외 천문학계에서 차지하는 나 교수의 위상을 드러내는 대목이다.'나일성 천문관'은 나 교수가 평생동안 모은 각종 자료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천문도 전시실은 옛 천문도와 현대 성도 100점 및 천문의기들을 체계적으로 배치했다. 이곳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별자리와 관측기기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다. 이 전시실은 세종대왕이 물시계인 옥루를 보관하기 위해 1439년 지은 건물의 이름을 따 '흠경각'으로 부르고 있다.
특히 조선 태조때 완성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완벽하게 복원한 대형 석판에는 고대 한국 천문학을 복원하려는 나 교수의 열정이 담겨있다. 비록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最古) '소주 천문도 석판'보다 150년 뒤지기는 했으나 별자리의 정확도 면에서 훨씬 뛰어나 우리 천문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걸작이다. 이밖에 한국, 중국 및 미국, 유럽, 아라비아 등 세계 각지의 해시계 70여점을 모아둔 해시계 전시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나일성 천문관'은 올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흠경각 전시물이 전문가들에겐 충격적일 정도로 귀중한 것이지만 일반 시민들이나 청소년, 어린이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초.중.고 교육과정에 맞춰 교실에서 하기 힘든 현장체험형 학습장으로 만드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또 일반인들이 천체를 직접 관찰할 수 있게 40cm짜리 반사망원경(시가 3억원)을 비롯한 10여종의 망원경도 설치했다. 이와 더불어 매년 10월 '퇴계(退溪)와 함께하는 별의 세계'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계절마다 교사와 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캠프를 열 예정이다.
배재홍 예천군 부군수는 "나일성 천문관은 막대한 돈을 들여 세운 귀중한 과학적 자산이나 관람료만으로는 운영비도 충당못해 경북도와 예천군이 운영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지역 교육기관도 지역의 소중한 자산을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054-654-4977, 011-810-4997.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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