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한 수능시험의 난이도 충격 때문에 고3 교실이 공황에 빠졌다. 게다가 진학지도 자료가 부실하고 자신감을 잃은 고3생들의 허탈감으로 논술수업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입시가 본격화하는 다음달까지 수험생들의 학사·생활 지도가 공백에 빠질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구진학지도협의회가 일반계 고교 수험생 2만2천889명의 가채점을 분석한 결과 작년보다 최고 80점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60점 이상이라고 한 수험생은 인문계 80명, 자연계 391명에 불과했고 상위 50% 수준의 점수는 인문계 239점, 자연계 259점에 그쳤다.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자 9일 오전 고3 교실은 결석생이 많고 일찌감치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다음 주부터 고교마다 시작될 논술반 모집에도 관심을 두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한 고3 담당 교사는 "경북대 이상 지원할 학생들은 논술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지레 포기하는 학생이 많아 학급에 3, 4명 찾기가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고교 교사들로서는 수험생들을 지도할 대책이 거의 없어 다음달 3일 성적 발표일까지는 혹시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고교가 수능시험 대비와 내신성적 산출을 위해 기말고사를 일찌감치 끝낸데다 논술 수업마저 겉돌면 사실상 학생들을 학교에 묶어둘 방법이 없는 것. 수능 점수가 폭락했지만 전국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가늠해볼 자료조차 없어 진학 상담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성적 발표 때 점수대별·영역별 도수분포 등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로 해 지원기준 만들기조차 불가능해졌다고 교사들은 비판했다. 경신고 김호원 교감은 "지금으로선 작년 3학년생들의 점수와 지원 대학, 합격 여부 등 학교에 있는 자료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난이도 예측이 빗나간 만큼 진학지도라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자료들을 하루빨리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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