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금리 유치...운용이익 막대

대구시 교육청 금고 유치를 놓고 대구은행과 농협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면서 왜 금융기관이 공공기관 금고를 맡으려고 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고를 맡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저금리로 유치할 수 있기 때문. 대부분의 공공금고는 직원급여, 사업비 등 일시적립 성격의 단기성 자금이기 때문에 연리 1%, 많아야 2%짜리다. 물론 특별회계의 경우 정기예금 수준에 수주하는 것도 있긴 하다.

만약 공공예금이 1천억원의 평균잔액을 유지한다면 금융기관은 이 자금을 가장 안전하고 보수적인 국공채(현재 연 4.5%)에 투자하더라도 연 3.5%, 즉 35억원의 이익이 생긴다. 전산비용, 인건비 등 각종 경비로 1%를 제외하더라도 25억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한다.

이를 6%대의 주택담보대출 또는 9% 이상의 신용대출에 활용하거나 수익증권 투자, 콜자금(금융기관간 단기거래자금) 등으로 운용하면 그 이득은 막대하다.

영업력이 확대되는 것도 큰 이유. 공공기관의 주거래 금융기관이 되면 급여이체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는 거래고객 수 및 예금액의 증가로 연결되고 신용카드 수입, 각종 공과금 수납 등 부수적인 거래를 일으키게 된다.

금융기관간 자존심 경쟁도 중요한 몫을 한다. 대구교육청 금고도 비슷한 경우. 농협은 36년간 맡아온 금고를 특별한 잘못도 없이 지역 논리에 밀려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 반해 대구은행은 대구의 대표적 공공기관인 교육청 금고를 지역은행이 맡아야 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당연하다는 논리를 전개중이다.

이렇기 때문에 금고를 맡는 은행들은 해당 기관에 수억에서 많게는 100억원대의 기부금을 내놓기도 한다. 한빛은행이 서울시금고를 조흥은행으로부터 인수하면서 107억원의 기부금을 내놓았고 부산은행은 지난해 부산교육청 금고를 맡으면서 4억5천만원을 교육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대구교육청 금고가 어느 은행으로 가든 교육청은 상당한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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