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작 만들어도 상영관 없어 조기종영

조기 종영 위기에 놓인 저예산 작품주의 영화들이 장기 상영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감독 임순례)의 제작사 명필름은 10일부터 극장의 한 관을 통째 빌려 장기 상영에 돌입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명필름은 "최소 한달 간 장기 상영 방침을 정하고 우선 2주간 종로 씨네코아극장 한 관을 대관해 '와이키키…'를 상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명필름의 마케팅팀 박재현 실장은 "영화를 보고 싶어도 상영관이 없어 영화를보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작사가 영화의 장기 상영을 위해 극장을 통째 빌리기는 유례없는 일.

특히 명필름의 경우 40%의 좌석 판매율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극장을 빌려 한 달간 극장 임대료 6천만원 이외에 점유율이 40%를 넘지 못할 경우 차액에 대한 손실까지 지급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은 정도.

박실장은 "'눈물', '수취인불명' '나비'같은 저예산 영화나 작가주의 영화가 개봉 후 2~3일도 버티지 못하고 종영되는 한국 영화의 편협한 유통 구조 속에서 영화를 살리기위한 제작사의 특단의 조치"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언론 호평 속에서 서울 18개관에서 개봉된 '와이키키…'는 사상 최대의 릴레이 시사회를 여는 등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쳤으나 개봉 2주째 서울 10개관으로 상영관이 축소됐고, 개봉 3주째인 현재 종영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좌석 판매율이 45%(서울)대에 이르고, 평일 5천~6천명이 이 영화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등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명필름은 이번 장기상영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8일 상영을 끝으로 극장에서 모습을 감추게 될 '고양이를 부탁해'(감독 정재은)의 제작사 마술피리도 극장 재개봉을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 지난 10월13일 개봉 이후 7일 현재까지 전국 3만4천700여명이 관람하는데 그쳤다.

마술피리는 부산영화제 기간을 집중 홍보 기간으로 삼고 '고양이살리기' 캠페인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또 '고양이 살리기 인천지역 시민 모임' 특별시사회(20일)'고양이 마니아 특별 이벤트'(22일) '고양이 재개봉 추진 VIP시사회'(23일)등의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단군이래 최대 호황을 누린다는 한국영화가 너무 일회적 한탕주의로 흐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시점에 추진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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