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흑수선' 배창호 감독

"한국전쟁이라는 슬픈 역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인생을 살아야했던 사람들의 슬픔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흑수선」의 배창호 감독이 9일 오후개막식에 앞서 부산시네마테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흑수선」은 현대에 벌어진 살인사건의 원인을 한국 전쟁의 비극에서 찾는 50년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미스터리 액션 영화. 소설가 김성종씨의 작품 을 원작으로 삼았다.

배창호 감독은 「꼬방동네 사람들」,「고래사냥」등으로 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렸던 감독. 미스터리 형식의 영화를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미스터리 요소 못지 않게 인간의 비극적인 정서에 비중을 뒀다"면서 "단순히 미스터리 한 장르로만 규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한국전쟁이라는 소재는 진지하면서도 스펙터클하고, 우리만이 가질수있는 영화적 테마"라면서 "최근「쉬리」「…JSA」등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주목받았고 「텔미섬딩」등 형사물이 성공함에 따라 이제는형사물을 통해 한국 분단의 비극을 표현할 수 있는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 앞서 공개된「흑수선」은 거제도 포로 수용소의 대규모 탈출 장면 등 스펙터클한 화면과 50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배감독은 "이 영화의 키워드는 배우들의 연기였다"면서"연기와 분장톤을 극사실적으로 하기보다 그림을 그리듯 굵직굵직하게 느낌만을 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액션이나 미스터리적인 요소는 10, 20대 젊은 관객들에게, 역사적인배경이나 인간적인 감정 등은 나이 많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어 다양한 관객층에 어필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안성기, 이정재, 정준호 등 주연 배우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꼬방동네 사람들」을 시작으로 배감독과 무려 13번이나 작품을 같이한 안성기는 "배감독에게 영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전율을 느꼈다"면서 "배감독의 시선은영화 속에서 항상 따뜻하고, 나는 그런 시각을 항상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 감각적· 자극적이고 경쾌한 분위기의 요즘 영화들과 달리「흑수선」은 오래간만에 속도감이 조절돼있고, 진지한 분위기가 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에는 「흑수선」을 개막작으로 이날부터 9일동안 세계 60개국, 200여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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