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묘한 허위진단 교통보험사기 극성

허위진단서를 이용한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일부 의사들이 진단서를 남발하는데다 보험사기꾼들이 지능적으로 진단서를 부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97년 1천951건에 불과했던 보험사기 적발이 98년 2천684건, 99년 3천876건, 지난해 4천726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적발도 3000여건에 달하고 있다.

이 협회 반기호 보험범죄대책팀장은 "교통사고 후 진단서를 조작하는 보험사기가 전체 보험사기 적발건수의 80% 정도로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 협회에 따르면 일부 의사들이 상해진단서 기간이 높을수록 수수료를 더 받는 점을 노려 환자의 요구대로 부풀리는 사례가 많다는 것. 또 보험사기꾼들은 일단 1, 2주 정도의 진단서를 끊은 뒤 허위로 후유증을 호소하며 2, 3차례 더 진단서를 발급 받고 있다.

지난 9일 경찰에 구속된 택시기사 권모(55·대구시 동구 지저동)씨는 지난 7월초 동구 신천동 청구네거리 부근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했다. 1, 2주 정도면 치료가 끝나는 목을 삔 상태(경추부염좌)였지만 8주진단서를 첨부해 보험회사로부터 260만원을 타냈다.

권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모두 18차례에 걸쳐 2개 보험회사로부터 2천6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신경내과 의사 박모(51)씨는 "적자에 시달리는 일부 의사들이 허위진단서를 발급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환자들이 교통사고 후유증이라며 계획적으로 추가 진단서를 요구할 경우 의사들은 그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가 힘들다"며 "가벼운 상처라도 외상후 증후군이 갑자기 찾아와 의식을 잃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손해보험협회 대구지부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대구지역 병원들을 대상으로 교통사고 '부재환자(입원했다고 해놓고 실제로 병원에 없는 환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620명의 환자 중 78명(12.5%)이 부재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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