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의 악몽에서 벗어나 평상을 되찾아가던 미국은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 인근의 여객기 추락사건으로 다시 공포에 사로잡혔다.
재향군인의 날 연휴인 12일 아침, 뉴욕을 비롯한 미국 시민들은 여객기 추락 보도를 접하고 이번 사고가 테러 공격이라는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당국의 일차 분석에 안도하면서도 제2차 테러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내에 추가 테러 경고가 잇따랐고 사고당일이 연휴인 점, 사고지역이 또 다시 뉴욕인 점 등을 들어 이번 사고가 테러공격일 수도 있다며 매우 걱정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ABC, NBC, CNN, 폭스 등 미 주요 방송들은 이날 사고 직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는 현장, 공포에 질린 시민들의 목소리 등을 생생하게 중계했다.
연휴를 맞아 워싱턴을 찾은 로버트 존슨(공무원)씨는 "제기랄,어떻게 이런 일이, 그것도 뉴역에서 또 일어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현재 가장 궁금한 것은 사고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부 언론들과 시민들은 그동안 부시 행정부의 잦은 추가 테러 경고를 '늑대소년 우화'에 비유해 비판적 시각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날 사고로 이같은 분위기는 반전됐다.
공포와 충격 속에서도 2개월 전 세계무역센터 테러 참사를 겪었던 뉴욕 시민들의 대응은 비교적 침착했다.
록커웨이지역 벨 하버시의 추락 현장은 처음에는 이번 사고를 추가 테러로 짐작하고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는 주민들로 인해 큰 혼란이 일어나는 듯 했으나 소방관과 경찰이 조기 출동, 진화작업에 나서면서 서서히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뉴욕시민들은 JKF 공항 인근의 라마다 플라자 호텔과 도미니카 공화국 산토 도밍고 공항 근처에 마련된 희생자 가족 대기소에서 울부짖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왜 뉴욕이 계속 희생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분노했다.
비교적 침착한 대처에도 불구하고 뉴욕시는 9.11 테러 이후 2개월만에 또 다시 발생한 참사로 한동안 악몽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에서는 지금도 9.11 테러희생자에 대한 애도행사가 간헐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이제 겨우 국내외 관광객들이 맨해튼을 조심스럽게 다시 찾기 시작하는 상태였다.
뉴스를 진행하는 TV앵커 조차 "도저히 마음이 아파 화면을 못보겠다"고 할 정도다.
특히 이번 사건은 미국의 본격적인 연말휴가가 시작되는 추수감사절을 불과 10일 앞두고 일어났기 때문에 연말 경기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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