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각별히 조심해야 할 병이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혈관벽이 터져 뇌조직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나타타는 갑작스런 신경마비 증상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탄력성이 떨어진 뇌혈관이 막히고 터질 위험성이 높아진다.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다. 인구 10만명당 72.9명이 뇌졸중으로 숨지고 있으며, 대구에서만 매년 6천여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뇌졸중은 갑자기 오나=뇌졸중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느닷없이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수년에 걸쳐 뇌혈관의 이상이 생기게 된다. 어느 정도까지는 혈액 공급이 부족해도 뇌의 기능이 유지되기 때문에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야 비로소 증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뇌졸중을 잘 일으키는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잘 관리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의 지름길이다. 뇌졸중 위험 요소로는 고령, 고혈압,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 운동부족 등이 있다. 이것은 모두 뇌혈관의 동맥경화를 초래한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담배를 끊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음식은 싱겁게 먹고, 혈압을 잘 관리해야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뇌졸중은 주로 노인들에게 오지만 심장병이 있으면 젊은 나이에도 언제든지 올수 있다. 심근경색증, 부정맥, 심장 판막질환, 심부전 등의 병이 있으면 심장안에 색전이라는 핏덩어리가 잘 생긴다. 이것이 떨어져 나가 뇌로 흘러 들어 동맥을 막으면 뇌졸중이 생긴다.
비만하거나 피임약을 복용한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뇌졸중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 뇌졸중의 증상=뇌졸중이 생기면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그러나 뇌졸중과 관련된 증상은 대부분 갑작스럽게 생기며, 신체의 왼쪽이나 오른쪽 등 한쪽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한쪽 팔이나 다리를 갑자기 못 쓰고 감각이 둔해지거나,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으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갑자기 말이 어둔해지는 구음장애, 말을 잘 할 수 없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실어증 등 언어장애,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 현상, 주위가 빙빙돌거나 어지럽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되는 어지럼증 등도 뇌졸중 증상이다. 이외에도 갑자기 머리가 심하게 아프다거나 혼수 등의 의식장애가 발생하면 뇌졸중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빨리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졸중 치료 시간과의 싸움=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응급처치와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지체없이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치료 시설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얼마나 빨리 환자를 데려가느냐에 따라 생사(生死)와 장애 여부가 판가름난다.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 용해술의 경우 뇌혈관이 막힌 뒤 적어도 3~6시간 안에 시행해야 한다. 6시간 이내라도 빨리 시행하면 할 수록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기전에 민간요법을 시행하거나 중간 병원을 거치며 시간을 허비하면 심한 장애를 남기거나 사망하게 된다. 발병 장소에서 응급실까지 이동시간, 진찰 시간, 혈전 용해술 등을 시행하기 위한 뇌단층촬영(CT), 뇌자기공명촬영(MRI) 시간 등을 염두에 둔다면 발병후 지체없이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손끝을 따거나 우황청심환을 먹여야 하는 걸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효과가 전혀 입증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환자에게 해로울 수 있다.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할 때는 벨트 셔츠 등 몸을 죄는 것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환자를 눕힐 때는 머리 밑보다 어깨 밑에 베개나 접은 수건을 괴어 기도를 확보해 주고, 입속에 구토물이 있으면 얼굴을 옆으로 돌린 후 제거하고 의치는 빼 놓는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정두교교수(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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