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농민들이 시위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됐다. 농민들은 'WTO와 쌀수입 반대', '쌀 생산비 보장', '대북쌀지원 확대' 등을 외치며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길이 막혀 큰 불편을 겪었지만 조금도 농민들이 원망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함께 그들을 부둥켜 안고 울고 싶었다. '심는 대로 망하고 키우는 대로 빚진다'며 농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농산물 값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올해 벼농사가 풍년인데도 농민들은 시름에 잠겨 있고 가을 배추 한 포기 값이 밭에서 100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자판기 커피 한잔 값(300원)이면 배추 3포기 값이다. 이것이 우리 농업의 현실이다. 시위하는 농민들의 주장에 상당부분 공감이 간다. 농사가 불건전한 도박처럼 투기가 돼서야 되겠는가.
따라서 정부는 농민들의 절규를 강압적, 물리적으로 막을 생각만 하지 말고 정확한 답변을 해줘야 한다. 당장 근본대책이없다면 정부 당국자가 농민 대표들과 만나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화하고 토론해야 한다. 대화 통로가 없기 때문에 농민들이그토록 처절한 몸부림을 치는 게 아니겠는가. 농민들의 절규와 몸부림에 귀를 막지 말고 대화에 응하고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김철호(대구시 현풍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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