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테러 전쟁 아프간 새정부 구성 본격화-유엔 "모든 정파참여 과도정부"

아프가니스탄 반군 북부동맹이 수도 카불에 입성해 탈레반 정권의 붕괴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탈레반 이후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아프간 내부와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아프간내 세력 변화=미국의 대(對) 아프간 전쟁 이전의 탈레반 정권은 비록 유엔이 인정하는 '정부'가 아니었지만 전 국토의 90%를 장악한 반면 북부동맹은 북동부 일부지역을 기반으로 한 소수세력이었다. 그러나 북부동맹은 미군의 지원 공습으로 13일(현지시간) 카불을 점령한데 이어 남부지역으로 진격, 탈레반과 아프간을남북으로 양분하게 됐다. 이탈리아에 망명중인 자히르 샤 아프간 전 국왕측은 탈레반에 반대하는 파슈툰족을 모아 '남부동맹' 결성을 추진중이어서 수세에 몰린 탈레반 정권을뒤흔들고 있다.

북부동맹은 카불 입성 후 아프간 새정부 구성을 지원하기 위한 대표단 파견을 유엔에 요청했다고 13일 밝혔다.또 라흐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는 12일 아프간 과도정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한 종족대표자회의가 곧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 새 정부 추진 본격화=유엔은 13일 아프간 새 정부 구성과 관련, 아프간의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2년제 과도정부체제 도입에 관한 5개 원칙을 제시했다.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가 밝힌 5개 원칙은 △새 정부 구성 논의를 위한 아프간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회의 소집 △정부 구성 방법을 논의할 임시위원회(과도정부) 구성△임시위원회의 2년대 권력 이양방안 논의 △아프간 종족대표자회의(로야지르가)소집 △'로야지르가' 2차회의서 헌법인준 후 새 정부 구성 등을 골자로 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부동맹은 지역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모든 민족대표들이 참여하는 거국정부가 구성될 수 있는 길을 열라고 촉구했다.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같은 날 총리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 차기 정부 수립 작업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에 대해 협의했다며 여러세력이 참여하는 차기정부 구성이 이미 잘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모임에서 연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 유엔이 긴박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이에 앞서 아프간 주변 6개국과 미국, 러시아로 구성된 '6+2' 회의의 참가국 외무장관들은 12일 유엔에서 회동을 갖고 아프간내 다양한 종족과 정치 세력을 아우를 광범위한 과도정부 구성을 위해 노력하는데 합의했다.

◇아프간 인접국 입장 차이=탈레반 최대 후원국인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북부동맹이 점령한 카불에 이슬람국가들이 참여하는 유엔 평화유지군을배치해야 한다며 정치적 적대 관계인 북부동맹의 독주를 견제했다.

반면 북부동맹을 지원해 온 인도의 조지 페르난데스 국방장관은 아프간 거국 정부 구성의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하나 탈레반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북부동맹을 지원하고 있으나 미국 공습에 반대해 온 이란은 새 정부는 총선을 통해 구성돼야 하며 탈레반 온건파와 자히르 샤 전 국왕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정부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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