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크로아와 무승부, 베스트 11 윤곽

2002월드컵축구 본선무대에서 '히딩크호'를 이끌 베스트 11의 윤곽이 모습을 드러냈다.

올 1월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거스 히딩크 감독은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총 55명의 선수들을 소집, 합숙훈련으로 팀워크를 가다듬는가 하면 강팀과의 대결을 통해 실전 활용가능성을 점검해 왔다.

히딩크 감독이 "내년 월드컵본선에서 활약할 선수들 중 90%는 정해졌다"고 말하는 데서 알 수 있듯 이미 골격은 만들어졌고 3-5-2, 4-4-2, 4-3-3 등 전술형태에 따른 약간의 변화만 남겨두고 있다.

최전방 공격에는 황선홍(일본 가시와), 최용수(일본 이치하라), 설기현(벨기에안더레흐트) 등 해외파들이 눈도장을 받았다.

황선홍은 히딩크 감독이 가장 믿음을 주는 스트라이커이며, 뒤늦게 진가를 발견한 최용수는 공간확보 능력, 골결정력, 수비가담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설기현은 2년째 유럽선수들과 몸으로 부딪쳐 온 것이 최대 강점이다.

다만 내년에 서른 다섯살이 되는 황선홍은 젊은 선수들에 비해 부상에 많이 노출돼 있고 설기현도 최근들어 자주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성용(수원 삼성), 박지성(일본 교토),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 이영표, 최태욱(이상 안양 LG) 등은 공수를 조율하는 미드필드에 투입될 것이 확실시된다.

부상으로 인해 히딩크 7기에 발탁되고도 승선하지 못한 최성용은 오른쪽, 빠른스피드와 뛰어난 체력을 갖춘 신예 최태욱은 왼쪽 사이드어태커를 예약했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합류하지 못한 박지성과 재간둥이 이영표는 중앙 미드필드에서 공격과 수비, 오른쪽과 왼쪽을 연결해주는 고리역할이 제격이다.

히딩크 감독이 아직까지 고민하는 포지션은 플레이메이커를 겸하는 새도 스트라이커.

안정환, 유상철(일본 가시와), 이천수(고려대) 등으로 바꿔가면서 실전에 투입해 봤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안정환에게 조금 나은 점수를 주고 있다.

송종국(부산 아이콘스)은 수비의 '핵'을 확실히 찜했다.

송종국은 무려 10여년동안 대표팀 간판수비였던 홍명보를 대신할 중앙수비수로손색이 없다는 칭찬을 받고 있으며 심재원(독일 프랑크푸르트), 김태영(전남 드래곤스) 등은 측면으로 파고드는 상대공격수들을 차단할 능력을 갖춰 히딩크호 최종 승선이 유력하다.

한국축구가 크로아티아와 아쉬운 무승부를 이뤘다.

한국 대표팀은 13일 광주월드컵구장에서 벌어진 FIFA랭킹 16위 크로아티아와의친선경기 2차전에서 전반 최용수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다 후반 수비진의 판단 실수로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98프랑스월드컵 3위에 빛나는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하며 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이후 대표팀간경기(A매치)에서 8승4무5패를기록했다.

월드컵 16강 목표가 결코 쉽지 않음을 절감케한 경기였다.

1차전에서 2-0의 완승을 거두며 '유럽징크스'를 털어낸 듯 했던 히딩크 감독은최용수와 유상철 등 '일본파'를 각각 스트라이커와 플레이메이커로 선발 기용, 공격테스트에 초점을 맞췄지만 수비에서 허점을 노출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첫 골은 한국의 몫이었다.

최용수는 감독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전반 42분 환상적인 토킥(Toe kick)으로선제골을 작렬, 광주구장을 가득 메운 4만3천 팬들을 열광시켰다.

최용수는 김남일이 올린 공이 상대 수비수 머리를 맞고 튀어오르자 문전으로 달려들며 오른발로 톡 건드려 골키퍼 키를 넘기는 선취골을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설기현과 김남일을 빼고 안정환과 이천수를 투입,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오히려 상대 역습에 수비가 불안에 빠졌고 결국 후반 18분 지브코비치에게 뼈아픈 헤딩 동점골을 허용했다.

지브코비치는 라파이치가 미드필드 왼쪽에서 프리킥한 공을 오프사이드 트랩을피해 골지역 오른쪽으로 쇄도하며 헤딩슛, 네트를 흔들었다.

골키퍼 이운재는 과감히 전진 수비를 하지 않는 판단 실수를 저질렀고 수비진또한 어설픈 오프사이드 전술을 쓰다 제 꾀에 넘어간 셈이 됐다.

경기 초반은 크로아티아의 일방적 페이스로 흘렀다.

골게터 다보르 수케르가 끝내 불참한 크로아티아는 1차전 완패의 수모를 씻고월드컵 3위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듯 허리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치고 빠른 공,수전환으로 한국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1차전 때와 달리 공,수간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오버래핑에 의한 측면 돌파에 이은 정확한 센터링으로 한국 수비진을 유린했다.

송종국을 중심으로 김태영과 심재원이 좌,우 윙백으로 버틴 한국은 전반 3분 크로스바를 맞고 튕기는 시무니치의 헤딩슛을 허용하는가 하면 4분에는 심재원이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백패스가 돼 실점 위기를 맞는 등 수비 불안을 드러냈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플레이에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한국은 특히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설 때 유상철 등 미드필더들의 센터링과 스루패스의 정확도가 낮아 최전방으로의 흐름이 끊어지고 잦은 횡패스로 기습적인 역습기회를 스스로 날리는 등 공격의 효율성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한국은 1차전 때처럼 수비 조직력에서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1대 1 싸움에서 뒤지는 개인기 부족과 부정확한 패스에 따른 마무리 난조는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거스 히딩크 한국감독

= 세네갈전을 포함한 3경기 모두 만족할 만하다. 특히 오늘 경기에서는 미드필드에서 수비를 잘 해줬다. 또 현지 적응이 어느 정도 이뤄진 강팀을 맞아 어린 선수들이 화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 긴장한 탓에냉정한 플레이를 하지 못했고 미드필드에서 포지션별 역할을 찾지 못해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또 공격형 미드필더로 파워가 좋은 유상철을 내세웠지만 만족할만한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평가전을 통해 큰 경기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고 국제적 수준의 축구가 무엇인 지를 경험했을 것이다. 아직 우리 대표팀의 전열이 정비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개개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분석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지시하겠다. 이번 3차례의 평가전에서 가동한 쓰리백을 고착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상대 공격 유형에 따라 다양한 수비 형태를 적용하겠지만 이번 경기에서수비라인의 안정이라는 수확을 올렸다.

▲미르코 요지치 크로아티아감독

= 우선 좋은 경기장의 개장경기에 초청해 준 한국 국민과 대한축구협회에 감사한다. 내년 본선때 한국에 오게 된다면 좋은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늘경기는 시차적응, 여행에 따른 컨디션 난조 등 1차전 우리의 발목을 잡았던 요소들이 많이 경감돼 우리가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아쉽게 비겼지만 다양한 공격전술을준비했고 선수들이 비교적 잘 소화해 내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수케르의 공백은 크지 않았고 오히려 이번 경기를 통해 라파이치 등 신예들의 가능성을 검증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