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동량 증가 직업병 급증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노동량 증가로 과로사를 비롯한 업무상 질병이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업무상 질병은 과로와 직결된 뇌혈관·심장 질환 등이 지난해보다 두배이상 늘어나면서 '업무상 사고'의 증가세를 크게 앞지르고 있어 노동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대구지도원이 올들어 9월까지 대구·경북지역에서 일어난 산업재해를 집계한 결과, 업무상 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의 증가세(2천751명→3천363명)를 보인 데 비해 업무상 질병은 114.5%(76명→163명)가 늘어났다.

이같은 업무상 질병 가운데 소음성 난청.진폐.화화물질 중독 등 전통적인 '직업병' 발생은 65% 증가(20명→33명)했으나 뇌혈관.심장질환.신체부담작업.요통 등 '직업관련성 질병'은 132%의 증가세(56명→130명)를 나타냈다.

특히 사업장에서 과중한 근로와 직결되는 뇌혈관 및 심장 질환 환자는 지난해(30명)보다 120% 늘어난 66명이 발생, 23명이 사망했다.

이같은 뇌혈관·심장 질환 근로자는 전국적으로 1천645명이 발생, 지난해 1천406명보다 17%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482명이 숨졌다.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가 최근 뇌혈관질환에 따른 직업관련성 질병으로 산재처리한 이모(42)씨의 경우, 4년여동안 청소용역업체에서 새벽 2시부터 12시간 일을 해오다 지난 9월 숨졌다는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과로가 원인인 뇌혈관.심장질환은 과거 50대 이후 연령에서 주로 발병했으나 노동강도가 심해진 최근엔 30대까지 발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산업안전공단 대구지도원은 이 달부터 자체보건관리 능력이 부족한 사업장에 운동처방사.간호사 등을 파견하고 과거 1천만원이었던 작업장 개선 무상지원금을 4천5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구지도원 마용석대리는 "구조조정 이후 1인이 감당하는 노동량이 증가해 조기출근.심야퇴근이 늘어나자 뇌혈관.심장질환 등이 증가하고 있다"며 "산재는 죽음까지 부를 수 있는 만큼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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