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21세기 다자무역의 틀을 짤 뉴라운드협상 출범에 극적으로 합의한 것은 새로운 다자협상에 대한 회원국들의 열망 때문이다.특히 최근 10년 사이에 자유무역협정(FTA)이 급증해 지역무역협정이 150건에 육박하고 반덤핑제소가 빈발해 세계 교역에서 지역주의와 보호주의의 기세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새 라운드의 출범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다.
악화일로에 있는 세계경제의 부흥을 위해서는 서로 조금씩 양보하더라도 새로운 무역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각국의 절박한 심정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협상은 이제부터=아직 정식명칭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뉴라운드는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에서 있었던 8차례 라운드에 이은 9번째 라운드이자 WTO 출범 이후 첫 다자협상이다.
지금까지 제네바와 도하에서 있었던 논의가 뉴라운드 출범을 위한 협상의제와 방향을 정하는 '오픈게임' 정도였다면 앞으로 본격화되는 뉴라운드 협상은 '메인이벤트'에 해당하는 만큼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우루과이라운드 당시 합의에 따라 지난해 초부터 진행돼온 농업과 서비스협상은 뉴라운드의 틀 안으로 편입돼 논의되고 '일괄타결(single undertaking)' 방식에 따라 다른 의제들과 함께 합의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WTO는 각료선언문 초안에 따라 전체적인 협상을 총괄하는 무역협상위원회(TNC) 첫 회의를 내년 1월말까지 열고 향후 구체적인 협상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협상기간은 3년으로 잡았지만 우루과이라운드가 4년을 목표로 했다가 7년7개월가량 걸린 점을 감안하면 협상이 반드시 2004년말에 끝난다고 보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루과이라운드의 좋지 않은 기억들을 교훈으로 삼아 하루빨리 향후 협상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업분야 영향 클 듯=이번 각료선언문을 보면 우리의 관심 분야 가운데 반덤핑협정을 개정하는 협상에 즉각 착수하는 성과를 거둔 반면 농산물의 경우 향후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전망이다.
특히 2003년말 열릴 전망인 제5차 각료회의때 시장개방 이행계획서를 제출토록 결정함에 따라 2004년 있을 쌀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쌀 개방 문제는 관세화 원칙을 수용할 경우 상당 수준의 개방이 불가피하고 관세화유예를 연장할 때에는 관세화 원칙에서 일탈하는데 따른 대가로 이해 관계국에 별도의 보상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전망이다.
향후 협상에서도 감축의 폭, 비교역적 기능의 반영방법 등을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겠지만 현재의 개도국 지위를 계속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반덤핑협정 개정의 경우 이번에 '협상개시'란 표현 자체를 거부해온 미국의 기세를 꺾은데다 향후 협상에서 규정의 명확화나 재심절차의 투명성 등이 확보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당하고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수산보조금은 보조금 협정 중에도 각료선언문에 돌출돼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피시 프렌즈' 그룹이 향후 논의과정에서 면세유나 영어자금, 정부수매사업 등을 문제삼을 가능성이 높아 연간 보조금 규모가 7천억원에 달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공산품 분야는 우리에게 엄청난 이득을 가져오고 서비스의 경우 스크린쿼터제나 법률·의료·교육·통신 시장 등에 대한 개방 압력이 거세지겠지만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질 좋은 서비스 공급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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