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테러전쟁 탈레반-북부 동맹 접전속 대혼란

"주도권 장악"…종족분쟁 조짐

정권 와해 위기에 처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북부동맹군이 탈레반의 최후 전략 거점인 칸다하르와 쿤두즈 등지에서 미군과 북부동맹군에 맞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아프간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국제평화유지군 파병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칸다하르·쿤두즈에서 접전 치열=15일 칸다하르에서는 온건파 파슈툰족의 무장봉기로 탈레반의 통제력이 급속히 약화된 가운데 탈레반과 북부동맹군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미국은 대규모 공습으로 북부동맹의 칸다하르 공략을 지원했다.

탈레반의 한 대변인은 미군 공습으로 8명이 죽고 22명이 부상하는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힌 것으로 파키스탄내 아프간 이슬람통신(AIP)이 보도했다.

탈레반의 군사적 거점인 칸다하르를 둘러싼 전황은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을 정도로 불분명한 상태이다.

탈레반은 쿤두즈에서도 최후의 일전에 대비하고 있는데 탈레반 병사 2만명과 1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외국인 용병들이 현재 북부동맹에 포위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부동맹의 모하마드 다우드 사령관은 외국인 용병과 탈레반 병사들이 포위망을 풀기 위해 기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민간인들이 쿤두즈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미국에 대해 이틀간 공습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종족간 분쟁 조짐=아프간 인구의 20%에 이르는 하자라족 병사 1천여명이 수도 카불로 진격하는 등 탈레반 축출 이후 주도권 장악을 위한 종족간 분쟁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15일 아프간 중부지역 거주 하자라인들이 카불내 하자라족 보호를 명분으로 카불에 입성, 북부동맹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 하라자 병력은 단순한 치안유지에는 어울리지 않는 로켓포와 중화기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것.

또 시아파 이슬람 지도자인 사예드 안와리가 북부동맹 지도자인 무하마드 파힘 장군과 만났으며, 유엔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아프간 대통령이 15일 카불에 도착하는 등 정파간에 권력 장악을 위한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동부 잘랄라바드 주변에는 무자헤딘 지도자 유누스 칼리스의 지지자들이 이 지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으며, 특히 칼리스가 북부동맹 계열이 아닌 독립세력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독립세력의 부상은 파벌다툼의 신호탄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한편 아프간내 6개주를 대표하는 부족 원로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탈레반의 투항을 권유하기 위해 칸다하르 방문길에 오를 예정이라고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前)국왕의 한 측근이 15일 말했다.

◇평화유지군 구성 박차=북부동맹군은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이 필요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 주도의 대(對)테러 동맹국들과 일부 이슬람 국가들은 아프간내 인도적 목적을 위해 평화유지군 파병준비에 착수했다.

15일 현재 파병계획을 공식 확인했거나 파병안을 검토 중인 나라는 영국, 프랑스, 캐나다와 이슬람권인 요르단,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 7~8개국에 이른다.

영국군은 이날 아프간 북부지역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했고 프랑스와 캐나다도 2~3일 내 파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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