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수계 주민 오염총량제 '공단 고비용' 우려

국회 환경노동위 법안심사 소위가 지난 19일 통과시킨 낙동강 특별법안에 대해 경북의 낙동강 수계지역 주민들은 "우리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구체적인 규정으로 대통령령(시행령)이나 환경부령(시행규칙)을 만들 때 불리해지면 다시 연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구미 범시민 대책위 신광도 위원장은 "규정 완화를 일단 환영하나 세부 규정 제정 때 지역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돼야 하고, 이를 위해 오는 29일쯤 국회의사당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범시민대책위 상임대표 정우스님은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까다로운 단서 조항이 붙어 수계지역 주민들에게 불리한 규제가 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럴 경우 연대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공단이 있는 구미와 직결되는 오염 총량관리제의 목표 수질 설정권자를 환경부장관에서 시.도지사로 바꾼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성조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자치단체장의 재량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지역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를 탄력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구미상의 곽공순 조사진흥부장은 "설정권자만 바뀌었을 뿐 기존 수질보전법을 덧씌우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강의 경우처럼 임의 규정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외면됐다는 것. 공단 업체들도 오염총량 관리제의 직접적인 영향 때문에 엄청난 돈을 들여 현재의 오염 방지시설을 교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축산농가들은 당초 낙동강 특별법에만 넣으려던 축산분뇨 분리저장시설 설치 조항이 금강.영산강법과 비슷하게 형평이 맞춰지긴 했으나 3년 후 법 개정 때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영양읍의 권정환(59)씨는 "영양군청이 몇년 전 오폐수 처리시설을 설치하려 했다가 지방비 부담분과 운영비를 댈 수 없어 이미 지원 받았던 국고조차 반납했던 상황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했으며, 봉화지역 생존권 쟁취 범군민 대책위 김주현 위원장도 "환경 기초시설 설치.운영에 국고지원을 늘리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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