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바탕 천에 차이나 칼라, 황금색 쇠단추… 20여년 전 교복 자율화 조치 이후 사라졌던 옛 남학생 교복이 이번 겨울 거리에 다시 등장했다. 안동 경안고와 영문고가 학생 및 학부모 희망에 따라 이 교복을 채택한 것.
이들 고교에선 지금까지 지정복 없이 사복을 입도록 해 오다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올 겨울부터는 교복을 입기로 하면서 지난 7, 9월 4∼5가지 유형을 제시한 결과 학생 95%가 옛날 형태의 교복을 선택했다는 것.
학생들의 이런 선택은 너무도 의외였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옛 교복을 입었던 기성 세대들조차 '속박과 구시대의 잔재'라며 손사래 쳐 왔던 터였기 때문.
하지만 신세대 학생들은 옛 교복을 선택했고, 그 바탕에는 영화 '친구'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학생들은 너나 없이 '친구'에서 그 교복을 입은 배우들이 너무 근사해 보여 따라하고 싶어 했다는 것.
이에 일부 학부모.교사 등은 '친구'의 폭력성 모방을 우려해 옛날 형태 교복의 선택을 반대하기도 했으나 대세는 거스를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경안고 이세환 교감은 "'친구'의 유명세는 알고 있었지만 교복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칠만큼 폭발적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놀라와 했다.
또 두 고교의 옛날 형태 교복 채택 소식이 알려지자 안동시내 다른 고교생들도 학생회를 통해 다음 학기부터 덩달아 교복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복 전문점 대표 이재원(48)씨는 "다른 학교 학생들의 그런 문의가 쇄도하는데다 제조업체에서도 '친구' 히트 이후 옛날 교복 수요가 일 것에 대비해 시제품들을 쏟아 내고 있어 이런 흐름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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