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통령의 아들이기 때문에

김홍일 의원과 조폭과의 연루설이 이용호 게이트 이후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며칠전 있은 전 국가정보원 정성홍 과장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다. 김 의원이 건달들과 자주 어울리는 것을 보고 "형님, 정신차리세요"라고 진언까지 했다고 했다니 말이다. 물론 김 의원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따라서 그 어느 말이 맞는지 그 진위를 여기서 가릴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문제삼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도록 한 김 의원 자신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이용호 게이트때도 조폭과 만나고 있을 때 다른 곳에서 걸려온 충고 전화를 받고 밝힌 적도 있다. 물론 국회의원은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 조폭과 같이 여행도 갈 수 있다. 그래서 그러나 문제는 이번 정권이 들어선 후 조폭과 관련된 비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는 데 있다. 조폭정권이니 조폭경제니 하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이러한 상황인 만큼 대통령의 아들이자 국회의원은 몸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또 정 과장은 소위 조폭 J씨와 김의원과의 관계, 그리고 그 J씨가 과연 국정원 내부 파워게임에 관여했는지, 국정원 모 간부도 진승현게이트와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조폭이 금융비리는 물론 정보기관 인사까지 개입했다는 결과가 되는 엄청난 사건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지금 검찰이 실시하고 있는 진승현게이트 재 수사나 앞으로 실시될 특별검사제에서 확실히 밝혀내지 않으면 안된다.

결론적으로 대통령 아들은 처신이 올곧았다 해도 주위사람들이 이를 악용했다면 결국 처신을 잘못 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적 현실이다.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권력이 생기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도 주변의 물의를 묻어두기 보다는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다행히 오해였다면 수사를 통해야만 풀 수도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이 이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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