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ICT(정보통신기술) 활용 수업이 일반화된다. CD롬이나 인터넷, e메일, 채팅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함으로써 획일화.정형화된 교수 방법을 다양화.개별화하고 학생들에게는 자기주도적인 학습과 창조적 문제 해결력을 높인다는 것이 교육부 의도. 초.중등학교에서는 수업의 10% 이상을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기대만큼 제대로 될 지는 미지수. 각급 학교마다 컴퓨터실이 1, 2개씩 마련되고 수업용 CD롬, 멀티미디어 자료 등이 다양하게 개발, 보급됐다고는 하지만 겉모양만바뀔 우려도 적지 않다.
박 교사가 수업한 대구남중의 경우 전체 21학급에 컴퓨터실이 하나였다. 주당 34시간의 수업 가운데 학급마다 컴퓨터 수업 한시간씩만 해도 남는 수업은 13시간. 박 교사는 협의를 통해 그 가운데 8시간을 얻어냈다고 했다. 이미 2학년7반에서 위와 같은 수업을 했으며, 앞으로 자신이 맡은 학급마다 주당 1, 2시간은 컴퓨터실에서 이런 유형으로 수업을 할 계획이라는 것.
이렇게 보면 많은 과목 교사들이 컴퓨터실에서 수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는 셈. 교실에 CD롬이나 멀티미디어 자료를 대형 TV로 보여주면서 하는 길 뿐인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기존 교과서 중심 수업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교사들 역시 자료와 기기에 의존하게 해 오히려 수업의 자율성과 자기주도성을 떨어뜨릴 것이란우려가 적잖다.관건은 역시 어떤 수업 기자재를 사용하든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호 작용을 통한 수업을 얼마나 활성화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박 교사는 "학생들의 컴퓨터.멀티미디어활용 능력이 평균적으로 교사보다 훨씬 앞서가는 상황에서는 학교와 교사의 인식 전환이 먼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수업 모형을 개발하고 학교 내에 확보된 기자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수업 참여 폭을 넓히고 스스로 수업을 주도하게 만들어가는 자세가 교사들에게 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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